15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서울스퀘어에서 개최한 ‘AI전략위원회-저작권 관련 협·단체 간담회’에서 저작권 협·단체로부터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 AI전략위가 추진 중인 AI액션에는 합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데이터에 대해 조건부 자동 분석·학습을 허용하는 방안과 함께, 저작권자가 ‘학습하지 말라’는 의사를 기계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체계 도입 검토가 포함돼 있다. robots.txt, 메타데이터 등 기술적 수단을 활용해 학습 거부 의사를 표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저작권자·창작자 측은 콘텐츠 가치 저평가와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 부족을 핵심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김시열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는 “출판물이 하나 나오기까지 저자와 출판사가 들인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데이터를 책 한두 권 값으로 묶어 제공해 달라는 식의 접근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음악·방송 분야에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음악저작권협회 측은 “AI 산업 발전이 더딘 이유를 창작자들이 협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송작가협회 측도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사실상 유일한 자산”이라며 “공정 이용의 범위와 기준이 먼저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업과 스타트업 업계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와 데이터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지영 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는 "글로벌 추세를 봐도 EU AI액트에도 면책규정이 있다"면서 "선진국들이 AI 정책을 만들어 빠르게 진행하는 사이 산업 생태계 주권이 해외 빅테크로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표준계약서 도입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학습해서 수익내는 부분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AI 학습의 특수성을 반영한 새로운 저작권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백은옥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데이터 분과장은 저작권 환경을 ‘거래시장이 형성된 영역’과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영역’으로 구분했다.
백 분과장은 “뉴스, 신문, 출판도서·문헌, 음악, 영상 등은 저작권자가 명확하고 이미 거래시장이 존재하는 분야”라며 “다만 거래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저작권자가 불명확한 온라인 게시물이나 댓글과 같은 영역은 AI 생태계에서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 활용을 어떻게 촉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26년 상반기까지 ‘AI 기반 콘텐츠 창작·제작자 생태계 활성화 방안’과 ‘K-컬처 콘텐츠 사업자 육성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습 데이터 구입 바우처 도입, 가칭 ‘AI 콘텐츠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저작물 거래와 AI 산업 성장을 동시에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 부위원장은 “창작자 보호와 활용이라는 딜레마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AI시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키고자 하는 것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 이 자리를 시작으로 해서 많은 접점과 해결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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