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세계 671위' 키리오스, '女 1위' 사발렌카와 테니스 성 대결서 완승

역대 네 번째로 테니스 남녀 성 대결 진행

남자 선수에게 불리한 규칙 적용

테니스 성 대결을 벌인 닉 키리오스(오른쪽)와 아리나 사발렌카.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671위 닉 키리오스(호주)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와 벌인 남녀 성(性) 대결에서 완승했다.

키리오스는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섹시스(Battle of the Sexes)' 이벤트 경기에서 사발렌카를 2대0(6-3 6-3)으로 제압했다.

테니스에서 남녀 선수의 성 대결이 벌어진 주요 경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1973년 남자 선수 보비 리그스(미국)가 마거릿 코트(호주), 빌리 진 킹(미국)을 차례로 맞대결을 벌였고, 1992년엔 남자 선수 지미 코너스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맞붙었다.

1992년 경기처럼 이날도 남자 선수인 키리오스에게 불리한 규칙이 적용됐다. 사발렌카가 키리오스보다 9% 작은 면적의 코트를 쓰고, 서브는 두 선수 모두 세컨드 서브 없이 한 번의 실수로도 실점하도록 했다. 세컨드 서브를 없애 상대적으로 강한 남자 선수의 서브를 억제한 것이다.

경기는 키리오스가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거머쥐며 승리했다.

경기 후 키리오스는 "사발렌카는 위대한 챔피언이고, 매우 힘든 경기였다"고 말했다.

사발렌카는 "좋은 경기였고, 다음에 다시 붙는다면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세계 랭킹 600위권인 키리오스는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2016년엔 세계 랭킹 1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손목과 무릎 부상으로 인해 랭킹이 600위 밖으로 밀렸다.

사발렌카는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만 통산 네 번 우승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