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험난한 해였다"…통신 3사, 내년에도 해킹 수습·AI 경쟁 시험대

  • 보안 리스크에 신사업 제동, 내년 성패는 고객 신뢰 회복과 AI 수익화에 달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25년 통신업계는 해킹 사고와 구조조정, 인공지능(AI) 전환 경쟁이 한꺼번에 몰아친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기점으로 KT와 LG유플러스까지 잇단 보안 침해 사고가 불거졌고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사업 통폐합, AI 주도권 경쟁까지 겹치며 경영 불확실성도 커졌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내년 경영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무너진 고객 신뢰 회복을 통한 가입자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해킹, 보안 관리 부실 논란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거듭된 이용자 이탈에 따른 통신 본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AI를 앞세운 미래 사업 확장 역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사이버 보안 예방을 위한 투자와 함께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동시에 강화될 것"이라며 "신뢰 회복이 곧 가입자 확보로 직결되는 만큼 통신 3사 간 비용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를 국내 통신 산업의 체력과 경영 판단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해로 평가한다. 혼란의 출발점은 SK텔레콤 해킹 사고였다. 이후 KT와 LG유플러스까지 보안 침해 사고가 이어지며 통신 3사는 경찰 조사 대응과 내부 보안 점검과 함께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사이버 침해 사고 이전까지 통신 3사는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었다. SKT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정리했고ㅡ LG유플러스는 통합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 등 일부 생활형 서비스를 종료했다. KT 역시 메타버스와 NFT 서비스, 중고폰 매입 및 내비게이션 사업을 잇따라 접고 조직 슬림화와 인력 재배치를 포함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금융·데이터 영역에서도 KT와 LG유플러스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철수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구조조정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 이른바 '돈 버는 AI' 전략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실제로 연초까지만 해도 통신 3사는 AI 인프라와 기업용 AI 사업 확대를 예고하며 성장 국면 진입을 기대했다.

해킹 사고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통신 3사는 수사 대응과 보안 강화에 경영 자원을 쏟으면서 주요 신사업 추진과 투자 일정이 잇따라 늦춰졌다. SKT의 영업정지와 과징금을 시작으로 KT·LG유플러스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및 수사 부담이 겹치며 AI를 포함한 중장기 투자 계획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범부처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며, 개인정보 유출 등 중대 위반에 대해 매출액 기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 개정 논의도 본격화됐다.

통신 3사 CEO들은 내년 주총을 앞두고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보안 사고 여파로 고객 신뢰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통신 본업 안정화와 AI 신사업 동시 추진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보안 침해 사고와 관련해 과징금 부과 및 손해배상 소송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재무 부담도 커졌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내년 재무 전략에서 비용 절감과 AI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중장기적으로 보안 리스크 부담이 완화되고 AI 수요 확대에 따라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도, AI와 가입자 유치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경우 마케팅 비용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에서는 2025년을 통신 산업의 신뢰 회복과 AI 경쟁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gigs2026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