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8원 내린 1449.8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6일(1447.7원) 이후 최저치다. 하루 낙폭(-33.8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로 변동성이 컸던 2022년 11월 11일(-59.1원) 이후 최대치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1.3원 오른 1484.9원에 출발하며 시초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연고점을 찍었던 4월 9일(1487.6원) 기록을 위협했지만 개장 직후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 발언과 함께 급락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의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언론에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좀 달라질 것"이라고 변곡점을 예고한 직후다.
구두개입 직후에는 기재부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 동안 비과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일각에서 추가 해외 투자를 막기 위해 해외 주식 양도세를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 가운데 오히려 반대로 국장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파격적인 당근책을 내놓은 것이다.
오전 장중에는 '큰 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한은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전략적 환 헤지를 개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한은과 외환스와프를 통해 환헤지를 단행하면 달러 수급 불균형이 일시 해소되며 환율이 눈에 띄게 떨어질 수 있다.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금액은 798조54억원으로 이 가운데 최대 10%인 79조원이 환헤지에 사용 가능하다.
외환당국은 연말 환율 종가 관리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내비치며 잇따라 대응책을 쏟아낸 바 있다. 선물환 포지션 제도 합리적 조정,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부담 경감, 거주자 원화 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국민연금 관련 '뉴프레임워크' 모색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한은은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같은 기간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내 7대 기업 관계자들과 긴급 환율 간담회를 소집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련의 대책들로 연말 환율 수준이 비교적 안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발언이 '말보다 행동'할 것임을 명확히 해 그동안 높게 형성됐던 환율이 모처럼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정부 정책을 보면 수급 불균형 해소와 투자 주체들의 심리 변화까지 고려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기서 멈춘다면 환율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주 연말 종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한 후속 조치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신중론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이 그 동안 한 방향으로 쏠려있던 원화 약세 심리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원화 가치가 급격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며 원·달러 환율의 완만한 하락을 예상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심리 안정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큰 폭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환시장 세제지원은 법률안 통과가 필요하므로 확장 재정을 감안할 때 세액 감면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추가 심리개선을 위해서는 연말 1450원 아래 마감 여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