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칼바람] "40대 팀장도 안심 못해"…내수 빙하기, 유통가 짐싸는 '김 부장'

  •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침체 장기화…유통기업들 도미노 '희망퇴직'

  • 유통·식품·뷰티업계, 조직 효율화 명분 삼아 생존 위한 '군살빼기'

 
사진챗GPT
[사진=챗GPT]

연말 유통가에 매서운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자 유통·식품·뷰티 등 업종을 불문하고 조직 효율화를 명분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며 생존을 위한 군살 빼기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기업들은 연말을 앞두고 인력 재편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큰 중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유도하거나 조직 축소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특히 편의점 등 오프라인 중심 사업 구조인 기업일수록 구조조정 압박이 큰 상황이다. 이마트24는 최근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프로그램인 ‘커리어 리뉴얼’을 단행했다. 경력 재설계를 원하는 직원에게는 특별위로금으로 월급여 24개월분과 전직 지원금을 지급한다. 특히 창업을 희망하면 특별위로금과 함께 점포 운영 지원금, 창업 비용까지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역시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연봉 1.5배에 달하는 위로금과 학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사원급에 대해 만 40세 이상 또는 현직급 8년 차 이상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자에게는 기본급 최대 24개월분과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을 지급하며 인력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 역시 1980년 이전 출생자 중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재취업 지원금, 대학생 학자금을 지원하며 조직 슬림화에 동참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트렌드 변화와 높은 환율로 불황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도 희망퇴직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신라면세점은 만 40세 이상이거나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현대면세점은 2021년 12월 31일 이전 입사자, 부장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K-뷰티로 호황을 맞은 화장품업계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원 조직과 오프라인 영업 조직에서 근무한 지 15년 이상인 자 또는 45세 이상 경력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밟았다.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 속에 오프라인 인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0월 면세점과 백화점 판매판촉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위 ‘김 부장’들이 짐을 싼다는 것은 기업들이 지금의 위기를 단순한 불황이 아닌 생존이 걸린 구조적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내수 침체 상황 속에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고강도 인력 쇄신은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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