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한학자 3차 공판…"윤석열·이재명 모두 연락" 증언 공방

  • 펜스 면담 두고 여야 접촉 진술…특검·증인 간 책임 공방

  • 재판부 "증거조사 초기"…보석 여부 판단 보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진=연합뉴스]
통일교 자금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3차 공판에서 2022년 대선 당시 통일교 주최 행사와 관련해 윤석열·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측 모두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교 유착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총재에 대해 3차 공판을 열고 통일교 전·현직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2022년 2월 통일교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면담을 둘러싼 정치권 접촉 경위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증인석에서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이 연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윤석열 후보 측과 이재명 후보 측 모두에서 연락이 왔다"며 "윤 후보 측은 참석 의사를 밝혔고 이 후보 측은 제주 일정으로 비대면을 검토하자는 취지였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후보는 결국 참석이 어렵다며 추후로 미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은 통일교의 정치권 접촉이 윤 전 본부장 개인적 판단과 압박에 따른 것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전 부회장은 "민주당과의 접촉은 행사 참석 문제가 아니라 해외 인사와 화상 대담을 연결하는 정도였다"며 "실질적인 성과 없이 끝난 사안"이라고 증언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러한 진술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그는 "사실관계와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자신에게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권한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특검팀은 통일교 내부 문건과 증인 진술을 토대로 대선 국면에서 통일교가 특정 정치 세력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정치적 접촉은 조직 차원이 아닌 개인 일탈"이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거조사와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한 총재가 청구한 보석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재판부는 "보석은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 증거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속 사유 소멸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총재는 대선 국면이던 2022년 초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통일교 자금 약 1억원을 정치권에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와 함께 통일교 단체 자금 수억 원을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하고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도 함께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