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이튿날인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7일에는 쓰촨성 청두로 장소를 옮겨 또 한 차례 시진핑 주석과 만남을 갖는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중 경쟁이 격화하는 움직임 속에서 유럽연합(EU)이 중국과 경제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무역·안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특히 프랑스는 EU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중국과 EU간 무역 마찰이 중국과 프랑스 양국간 직접적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졌다.
중국 현지 매체들이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무역·경제 협력이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기간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배경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일 '환갑을 맞이한 중국·프랑스 관계에 더 많은 기대를 담다'는 제하의 사평에서 "경제·무역 협력은 마크롱 대통령 방중의 핵심 의제로, 그의 방중에 주요 프랑스 기업인으로 구성된 경제 대표단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사평은 “특히 중국·EU의 경제 무역 관계가 조정기에 있다”, “중국·EU 관계의 복잡성은 항상 존재해왔다”면서도 “EU의 핵심국가로서 프랑스는 전략적 자주성에 대한 의지를 갖고 중국·EU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며 중국·EU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과 EU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목소리다. 전기차 등 경쟁력 있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범람하면서 EU 제조업에 압박을 가하는 데다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조치로 EU는 전기차와 희토류 가공 등 핵심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EU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반(反) 보조금 관세 부과에 프랑스가 지지를 표명하자 중국 정부는 즉각 EU산 브랜디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며 프랑스 주류 산업에 충격을 가했다. 최근엔 EU가 자동차·배터리 등의 핵심 디지털 산업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에 의무적 기술 이전 요건을 부과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며 긴장감이 재차 고조됐다.
추이훙젠 베이징외국어대 EU및 지역발전연구센터 소장은 3일 연합조보를 통해 “중국과 EU간 전기차 관세를 둘러싼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면 중국·EU 무역 협력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과 프랑스는 중국·EU 간 무역 마찰이 궁극적으로 양국간의 직접적인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쉐성 상하이 외국어대 프랑스어권 연구센터 연구원은 “무역·경제 협력이 여전히 중국-프랑스 관계의 밸러스트 스톤(배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싣는 돌)”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방중 기간 양국 정상이 함께 쓰촨성 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식 연구기지를 방문해 ‘판다 외교’를 선보이는 것도 보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상호 신뢰와 우호를 쌓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환구시보는 “문화강국이자 동서양 문명의 대표국으로서 중국과 프랑스는 오랫동안 서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호감과 존중을 유지해 왔다"며 "이는 우호 관계의 든든한 토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갈등이 발생할 때 안정적인 ‘완충 장치’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도 최근 몇 년간 중국과 프랑스 정상은 ‘개인적인 유대’를 강조하며 상호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해 5월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 마크롱 대통령의 ‘제2의 고향’인 피레네 산맥의 투르말레 지역에서 함께 오찬을 하고, 2023년 4월 마크롱 대통령이 방중했을 당시 광둥성 광저우에서 시진핑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의 옛 거처에서 함께 애프터눈 티를 나눈 게 대표적인 예다.
추이훙젠 소장은 “중국의 관점에서 볼 때,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에서 전략적 자주성을 증진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베이징은 프랑스와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하여 중국-EU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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