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우크라 종전 합의 매우 가까워"…러·우크라에 특사 동시 파견

  • "우크라 평화안, 전쟁이 끝날 때가 시한"…기존 데드라인 사실상 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합의가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각각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그동안 종전에 미온적 반응을 보였던 러시아의 반응에 눈길이 모아진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27일)을 앞두고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나는 우리가 (종전안)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행사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1주일간 내 팀은 전쟁 종식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기존 28개 조항 평화구상은 양측의 추가 의견을 넣어 세밀하게 조정됐으며, 이견은 몇개 조항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갖고, 미국과 러시아가 마련한 28개 항목의 평화 구상안을 19개 항목으로 조정한 새 초안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6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늘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추가 확장 제한 문구를 완화하는 등 우크라이나 요구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안의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미국은 막판 조율을 위해 외교 채널 가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구상 마무리를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도록 지시했으며,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도 우크라이나 측과 별도 접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나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아마 (러시아에) 함께 갈 것이다. 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다음 주에 모스크바에서 만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위트코프 특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외교보좌관 유리 우샤코프와 지난 10월 통화를 통해 가자지구 협상 방식을 모델로 한 평화안 설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논의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안을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영국 등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국 협의체 '의지의 연합' 연설에서 평화안이 이미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며 "우리는 미국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관여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초 평화 구상안에 긍정적 모습을 보였던 러시아는 미국 측이 제시할 수정안이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도달한 것으로 여겨지는 ‘핵심 이해’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협상을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미·러 앵커리지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이해에 기반한 것"이라며 수정안이 회담 당시 논의된 내용의 '문자와 정신'을 충분히 담지 못할 경우 러시아는 이 구상에 대해 매우 다른 관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요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새로운 평화 구상은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공세와 최근 전과를 감안할 때 이 조항은 우크라이나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추수감사절을 종전안 수용 시한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전쟁이 끝날 때가 시한"이라며 기존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아울러 그는 "조만간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를 희망적으로 고대하지만, 종전 합의가 마무리되거나 최종 단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다소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한편,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양국 간 협상을 자국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는 최대한 빨리 정의롭고 영속적인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직접 접촉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의 직접 협상이 이스탄불에서 열릴 수 있으며, 튀르키예는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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