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미국 소매판매는 7033억달러로 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0.8% 감소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시장 예상치(0.3%)에도 미달했다.
같은 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도 지난달 95.5에서 88.7로 급락했다. 최근 5년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했을 때와 비슷한 수치다.
이에 최근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일시 중단) 이후 미국 경제 지표 발표가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소비 부문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소비는 미국 경제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 둔화는 미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는 둔화하고, 노동시장 역시 약화 조짐이 뚜렷해지는 등 경기 전반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물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27일)을 앞두고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이번 추수감사절, 우리는 미국을 다시 감당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놀라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물가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3%로, 9%대에 달했던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보다는 낮아졌지만 최근 5년간 누적 물가 상승은 여전히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FT는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세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이 맞물리며 체감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0일 발표된 실업률은 9월 기준 4.4%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내내 신규 고용이 둔화한 가운데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경기 하방 압력을 한층 키웠다는 평가다.
팀 퀸런 웰스파고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과 소비자신뢰지수가 모두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 혹은 최소한 소비자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경고 신호"라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며 소비 둔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리버 앨런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노동시장과 관세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세가 이번 둔화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경제 둔화 조짐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전망을 추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84.9%까지 높아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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