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정원 "북·미 회담 가능성, 내년 3월 분기점 될 것"

北, 최선희 출국 직전까지 막판 고심…대화 가능성 주시

내년 북·미 관계 개선 여지…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어

러 추가 파병 차출 동향 지속 감지…전승신화 조작 의도도

남북 관계 두곤 "해외 공관에 韓 단체 접촉 금지 지침 하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대화 제의에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 방한 계기 북·미 회동은 무산된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북한 역시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3월이 정세 변화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두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국정원은 "물밑에서 미국과 대화 대비한 동향이 다양한 경로 통해 확인됐다"며 북한이 대(對)미 대화 의지를 갖고 있고, 미국과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북한이 ‘핵무장’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최선희 외무상의 해외 순방 일정 실행 여부를 막판까지 고심한 정황이 포착된 점 등을 들어 북한 역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계기 북·미 회동에 나서지 않은 데에는 아시아태평양경체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으로 다자무대인 점, 우리 정부의 주최로 열린 행사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내년에는 북·미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이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또 국정원은 "9차 당대회 개최 시기는 내년 1월설 또는 2월설이 입수되고 있다"며 "내부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2월 개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도 밝혔다.

북·러 밀착과 관련해선 "양국 정상 간 유대, 혈맹을 모색하고 동맹 장기화를 모색 중"이라며 "북한 군수책임자들의 러시아 방문이 활발해지고 있어 러시아의 민감 기술 이전 여부 등을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선 추가 파병에 대비한 차출 동향이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며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군 건설부대 5000여명이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 중이며, 인프라 복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 파병군 1만여명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전진 배치돼 경비 임무를 수행 중이다.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다"고 부연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은 이러한 파병을 주요 업적으로 부각하며 "새 전승신화로 조작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파악했다. 그러면서 평양에 두 개의 전승박물관이 설립되는 동향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중 관계를 두고는 "활발한 고위급 교류로 관계 정상화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신압록강대교가 올 연말에 개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같은) 개통 준비 움직임 속에서 북한 내부에 중국의 차관이 재개 되지 않겠느냐, 민생물자 재개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북한 내부 감지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소통이 단절된 남한과의 관계에 대해선 "해외 공관에 한국 단체 접촉 금지, 한·미 차별 대응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철저하게 준수하라는 지침을 하달하는 등 관계 개선 여지를 지속적으로 차단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일방적이고 직접적이었던 대남 비난 수위는 다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저 질환이 있음에도 지방과 평양을 오가며 장시간 이동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