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속 인하에도…'집값 불안'에 멀어지는 韓 금리 인하 기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하했지만 한국은행은 다음 달에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50%포인트로 줄며 자금 유출 우려는 완화됐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과열이 금리 인하를 제약하고 있어서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12월 1일을 기점으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완화 기조로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여력은 커졌다. 지난 5월 이후 역대 최대였던 한·미 금리 격차(2.00%포인트)가 1.50%포인트로 좁혀지며 2023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소 폭을 기록했다. 통상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으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크지만 이번 격차 축소로 그런 우려는 다소 줄었다.

그러나 치솟는 집값이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다.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46%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의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122)도 전달보다 10포인트 급등해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실물경기 회복 조짐까지 더해지며 금리 인하 명분은 더 약해졌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2%로, 한은의 당초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여기에 최근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수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올해 연간 1%대 중후반 성장률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GDP 호조와 관세 협상 타결이 맞물리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다”며 “한은이 11월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706%에 거래됐다. 5년물은 연 2.835%, 10년물은 3.027%, 30년물은 2.923%, 50년물은 2.761%를 기록하며 전 구간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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