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네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김 전 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듣고, 입증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이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전 검사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김 전 검사 측은 "사건기록 열람 등사를 전혀 하지 못한 상태"라며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달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재판을 진행하겠다며 신속한 심리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재판부는 "특별검사법상 6개월 이내에 1심이 종료되도록 거의 의무 규정처럼 돼 있어 지체되면 상당히 애로가 있다"며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반 사건처럼 열람 등사 등이 지체되지 않도록 각별히 챙겨달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 전날과 당일에 서면을 제출하면 재판부가 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증거조사에 반영할 수 없다"며 "그러면 증거조사 일정 등이 지체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제출이 늦어지면 해당 기일에 법정에서 구술변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달 6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김 전 검사 측 입장을 확인한 뒤 쟁점 정리와 증거조사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000만원에 구매, 2023년 2월께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에게 전달하면서 작년 치러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지만,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김진우씨 부탁으로 그림을 중개했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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