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 들어준 美 항소법원…포틀랜드에 주방위군 배치 허용

  • 하급심 금지명령 효력 정지…항소 중에도 주방위군 파견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 항소법원 판사들이 민주당 우세 지역 주(州)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법정 공방에서 또 한 번 트럼프 측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20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제9연방순회항소법원 3인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주방위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앞서 주방위군 배치를 일시 차단한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해당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미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포틀랜드에 주방위군을 파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 3명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은, 포틀랜드에서 연방 건물이 훼손되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이 위협받은 상황에서 주방위군 파견은 정당한 대응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수전 그레이버 판사는 반대 의견에서 "오늘의 결정은 단순히 터무니없는 수준을 넘어선다"며 "주의 민병대 통제권과 국민의 집회 및 정부 정책에 반대할 권리 등 헌법의 핵심 원칙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포틀랜드 도심의 ICE 시설 주변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를 근거로 주방위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오리건 주정부와 포틀랜드시 측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법원에 전원합의체(en banc) 재심리를 청구했다. 전원합의체 심리는 항소법원 수석판사와 무작위로 선정된 10명의 판사가 참여해 다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우세 도시의 치안 불안 문제를 거론하며 샌프란시스코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위협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한때 세계 최고의 도시 중 하나였지만, 15년 전부터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며 "우리는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그곳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병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도시들은 거의 대부분 "민주당이 운영하는 도시들"이라고 말하며 이들을 "위험하고 재앙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의 차기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며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 당신은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 중 하나를 망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루이지애나주 연방지방법원 판사 2명을 새로 지명했다. 그는 이날 자신 소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루이지애나 동부연방지방법원 공석에는 윌리엄 크레인 주 대법관을, 서부연방지방법원 공석에는 알렉산더 밴 훅 전 연방검사를 각각 지명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인사가 확정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7명의 현직 판사 중 4명을 임명한 루이지애나 서부연방지방법원은 트럼프 지명 인사들이 사실상 주도권을 잡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에 병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고, 제프 랜드리 주지사(공화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 방위군 투입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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