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에서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푸른 피의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100% 확률을 잡았다. 역대 5전3선승제로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였던 경우는 총 7차례 있었는데, 7번 모두 3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태인은 지난 7일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하며, 탈락 위기에 빠졌던 삼성을 구해낸 바 있다. 이처럼 원태인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에이스의 본능을 뽐내고 있다.
원태인의 가을야구 성적 역시 현재까진 커리어 하이다. 앞서 그는 2021년 플레이오프에서 ERA 13.50으로 부진했고, 2024년에는 플레이오프 당시 ERA 1.35를 나타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ERA 7.36으로 무너진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2경기 모두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이뿐 아니라 원태인은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올해 166⅔이닝으로, 개인 통산 최다 이닝을 경신했고, 평균자책점(ERA)은 3.24에 불과했다.
여기에 스포츠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투수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에서도 1.10으로 개인 통산 기록 중 가장 낮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사사구의 감소다. 올 시즌 그는 볼넷 27개, 사구 6개를 기록해 사사구는 단 33개에 불과했다. 이 역시 역대 개인 기록 중 최저치다.
물론 이러한 성적은 원태인 개인의 힘으로만 달성된 것은 아니다. 수비의 도움이 컸다.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지표를 살펴보면 올해 ERA와 격차는 1.12였다. 이 또한 그의 개인 통산 최대 격차다. 따라서 올해 삼성의 탄탄해진 수비력이 원태인의 성적을 뒷받침했다고 볼 수 있다.
각성한 원태인과 든든한 삼성 수비진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처음으로 '업셋' 달성을 눈앞에 뒀다. 원태인을 축으로 한 삼성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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