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농업환경부 산하 연구팀은 23일 탄소거래 플랫폼 개발 워크숍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해당 계산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1톤(t) 당 47달러(약 6만5000원)에 이르고, 해외 판매 한도를 70%로 설정하며 56개 탄소배출권 생성 조치를 시행한다는 조건에서 나온 수치다.
호 꽁 호아 정책개발연구원(PAD) 박사는 "47달러 시나리오는 고가 모델"이라며 "국제항공탄소상쇄프로그램(CORSIA)과 싱가포르·일본·한국 등의 평균 거래가를 기준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수익은 상당하다. 1t 당 20.5달러일 때 6억 달러(약 8400억 원), 33.8달러일 때 12억 달러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세금과 약 2% 수준의 거래 수수료가 포함돼 있고 최대 1040만 달러(약 145억 원)가 국고로 귀속될 수 있다.
◆ 산업·에너지 부문 '대박', 농업·산림은 '부담'
일각에선 탄소배출권의 해외 판매에 제동을 건다. 너무 많이 팔면 파리 기후협정을 어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응우엔 홍 로안 녹색기후혁신컨설팅(GreenCIC) 박사는 "파리협정의 '상응 조정' 규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규정은 한 나라가 배출권을 팔면 해당 배출량을 자국 총량에 포함시키고, 사는 나라는 이를 감축량에서 빼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중계산을 막기 위해서다.
로안 박사는 "베트남이 배출권을 너무 많이 팔면 파리협정 감축 목표를 못 맞출 수 있다"며 "국내 공급과 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 같은 국내 항공사들은 CORSIA 이행을 위해 내년부터 230만t의 배출권이 필요하다. 국내 공급이 부족하면 비싼 해외 배출권을 사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해외 판매 한도를 50%로 제한하고, 이후 베트남의 기후 목표와 탄소시장이 안정되면 70%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 국내 거래소 만들면 기업 부담 '뚝'
최근 탄소배출권 거래가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새로운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도 국내 탄소거래소(ETS)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베트남은 2028년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2029년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화력발전·시멘트·철강 부문 등 2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베트남내 탄소거래소가 운영되면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업이 온실가스 할당량의 30%까지 배출권 구매로 상쇄할 수 있게 하면, 감축 비용이 4억2000만 달러(5900억 원)에서 7000만 달러(980억 원)로 떨어진다. 당장 비싼 감축 기술에 투자하는 대신 싼 배출권을 사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2028년 이후 상쇄 한도를 20%로, 2030년부터는 10%로 줄여 기업들이 직접 감축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의 탄소시장 진출은 글로벌 추세와 맞아 떨어진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탄소거래소를 운영하는 나라는 25개국에서 37개국으로 늘었다. 총 수익도 250억 달러에서 690억 달러(약 97조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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