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부터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쓸 수 있게 되는 한편 지난해 중단됐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도 재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올 하반기 여러 요인을 미리 살펴보고 자금 관리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지 점검해 봐야 한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은 75만9000건, 금액은 35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10월 도입되는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만 55세 이상부터 신청할 수 있다.
현 정부 국정과제로도 선정된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10월 중 5대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생명·신한·KB라이프)가 먼저 상품을 출시한다. 그간 보험 계약자가 사망한 이후 유족 자금으로만 쓰였다면 이를 계약자가 생전에 은퇴 이후 노후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바뀌는 게 핵심이다. 10월엔 연 지급형, 내년 초엔 월 지급형 상품이 출시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특히 현금 흐름이 부족한 시니어가 고려해 볼 만하다. 은퇴로 인해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 공백이 생겼거나 요양, 간병 등 지출이 급증했다면 적합한 자금 보충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상속이 필요 없는 이들에게도 넉넉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유동화를 한 번 더 고민해야 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기간에 사망하면 당초 정해진 사망보험금보다 수령액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유동화 수령액은 신청 시점 해약환급금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30세부터 월 8만7000원씩 20년간 납입해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유한 계약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향후 20년 수령, 70% 유동화 조건 선택 시 연 수령액 164만원(만 55세 개시)으로 총 3274만원과 함께 사망보험금 3000만원 등 총 6274만원을 받게 된다. 유동화를 하지 않았을 때 유족이 받을 사망보험금 1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만약 유동화를 택했다면 본인 재정 상황이나 노후 계획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유동화 비율을 정해야 한다. 사망보험금 90% 내에서 유동화 비율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부족한 생활 자금과 함께 사후에 남길 보험금을 적절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올 10월에는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중단했던 ELS 판매도 재개할 예정이다. 자금을 불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 범위가 다시 넓어지는 것이다. 물론 ELS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해도 상품의 위험성과 수익성 등 여러 측면을 같이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특히 ELS는 원금 보장이 안 되는 상품으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ELS 투자 전략으로 펀드 등 다른 투자 상품과 조합해 분산 투자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또 ELS는 최대 3년까지 장기간 자금이 묶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보다는 여유 자금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LS는 대부분 3년 만기로 발행된다.
만약 안정추구형 투자자라면 ELS보단 채권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나 예금인 지수연동예금(ELD) 상품을 살펴보면 좋다. 두 상품은 ELS처럼 고수익은 아니어도 원금 손실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ELB는 주가지수나 환율, 원자재 가격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연동해 가입 기간 내 지수가 목표치 이상 되면 추가 수익을 얻는다. ELD도 마찬가지로 기본 금리에 일정 조건이 되면 추가 금리가 붙는 방식인데 이는 예금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법을 적용받는다.
올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도 예견되는 만큼 점점 금리가 떨어지는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ELB 상품은 조건 충족 시 최대 연 5%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또 ELD는 예컨대 코스피200지수가 특정 범위 안에 머물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레인지형’이 최고 연 4%대 수익률을 보인다. 이는 현재 2%대 금리를 형성하는 주요 은행 정기예금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홍콩 H지수 사태로 원금 보장이 되는 ELB와 ELD가 대체 상품으로 인기가 많다”며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ELS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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