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G 실증의 전초기지, 송도 전파진흥협회 가보니

  • 전파진흥협회 송도 IoT센터 방문

  • 중소기업도 쓸 수 있는 '열린 실험실'

  • RIS부터 레드캡까지…현장서 KC 인증도 가능

송도 IoT 센터 외관 사진한국전파진흥협회
송도 IoT 센터 외관 사진=한국전파진흥협회

“제품 성능 중심의 실증 과정이 6G 상용화의 출발점이 된다. 이런 방식은 6G 전환을 위한 실증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한국전파진흥협회 IoT기술지원센터는 국내 무선통신 기기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핵심 시험 인프라다. 7816㎡ 규모의 이곳에는 IoT 무선 성능 계측기, 진동·열충격 시험기, 전자파 차폐 공간 등 약 400여 대의 장비가 구축돼 있다.

센터는 KC 인증을 위한 시험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제품 성능 사전 검증도 지원하며, 통신 3사와 계측기 제조사, 중소기업이 함께하는 개방형 테스트 생태계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차량 관제,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 무선 결제 등 다양한 IoT 기반 기기와 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상용화를 돕고 있다.
 
박세호 한국전파진흥협회 IoT 기술지원센터장이 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최연재 기자
박세호 한국전파진흥협회 IoT 기술지원센터장이 ‘5G 어드밴스 및 6G 테스트랩(5G-Adv & 6G Test Lab)’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최연재 기자

IoT기술지원센터의 핵심은 ‘5G 어드밴스 및 6G 테스트랩(5G-Adv & 6G Test Lab)’ 이다. 해당 장소는 통신 3사와 계측기 제조사, 중소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개방형 실증 센터다. 
 
테스트랩은 글로벌 계측기 기업 안리쓰(Anritsu)와 협력해 2024년 4월 문을 열었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 내부에서만 가능했던 통신 단말 및 모듈의 성능 검증을 외부 기업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장비와 계측환경이 통신사 검증환경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성돼 있어, 검증 이후 통과한 제품은 바로 통신망 적용 가능성이 높다.
 
박 센터장은 “통신사 랩은 예약도 많고 외부 접근이 어려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았다”며 “기업들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 발생 시 즉시 디버깅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IoT 센터 직원이 안리쓰 랩에서  LG유플러스의 RF 적합성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최연재 기자
IoT 센터 직원이 안리쓰 랩에서 LG유플러스의 RF 적합성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최연재 기자

실증 대상은 5G, 6G 대응 기술은 물론 와이파이, V2X(차량-사물 간 통신), 공공 와이파이 모듈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와이파이 7까지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검증 환경을 확대했다. 박 센터장은 “LG유플러스와 협력해 와이파이 단말의 품질 검증 체계도 함께 만들어가며 검증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별 대표적인 검증 사례도 소개됐다. 두산전자는 5G 28GHz 대역을 사용하는 안테나 빔포밍 모듈을 테스트랩을 통해 최초로 검증했다. 해당 모듈은 일본 등에서 쓰이는 ‘프라이빗 5G(특화망)’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수출형 제품이다.
 
통신 신호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기술도 눈에 띈다. RIS는 벽면에 유리 액자 형태 장치를 설치해 전파를 원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 및 포항공대와 함께 시험을 진행해 MWC 현장에서도 기술을 선보였다.

최근 랩에서 주목받는 신기술 중 하나는 5G 레드캡(RedCap)이다. 단말 기능을 간소화해 비용을 낮추면서도 산업 현장에 필요한 데이터 전송 성능을 제공하는 5G IoT 규격이다. LG유플러스, 단말기 제조사, 테스트랩이 함께 실증을 완료했으며, 테스트랩은 성능 검증을, 통신사는 네트워크 적용 시험을 맡는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시설은 원래 2008년부터 운영되던 전파 시험 기반 위에 2023년 6월, 전파진흥협회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부터 정식 이관받으며 본격 확장됐다. 이후 SK텔레콤과 협력해 IoT 단말 신뢰성 시험 기관으로도 지정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 센터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오픈 테스트 환경은 앞으로 통신 기술의 실증 및 상용화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6G 시대에 맞춰 다양한 실험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확장할 예정이다”고 박혔다. 
 
10m 전자파무반사실. 전자기 적합성(EMC) 시험 항목 중 하나인 전자파방사장해(Radiated Emission)를 측정하는 공간이다. 사진-최연재 기자
10m 전자파무반사실. 전자기 적합성(EMC) 시험 항목 중 하나인 전자파방사장해(Radiated Emission)를 측정한다. 사진-최연재 기자

시설 내 3m10m 전자파무반사실(Semi Anechoic Chamber)에서는 휴대폰, 가전, IoT 기기 등이 전자파 규격에 적합한지 시험한다. 제품을 360도 회전시키며 전자파 방출량을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KC 인증 여부가 결정된다. 인증에 실패한 업체는 현장에서 즉시 디버깅과 재시험이 가능하다.

박 센터장은 “과기정통부 지원으로 중소기업에 전파인증 디버깅을 무상 제공해 비용 절감과 개발기간 단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험은 국립전파연구원 지정 시험기관만 수행할 수 있으며, 결과는 인증 심사에 활용된다. 정부 예산 축소로 일부 시험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자체 사업 등으로 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IoT 센터 내 무반사 챔버실 주파수 대역에 따른 이득 방사패턴 효율 축비 등 실험 안테나의 성능을 측정하는 곳이다 사진최연재 기자
IoT 센터 내 무반사 챔버실. 주파수 대역에 따른 이득, 방사패턴, 효율, 축비 등 실험 안테나의 성능을 측정한다. 사진=최연재 기자


시험 수요는 해마다 증가해 2024년 기준 652개사에 3310건의 기술 지원이 이뤄졌다. 특히 이동통신 단말 성능 검증과 안테나 측정이 주를 이루며, 수도권 내 유일한 첨단 시험 시설로 자리 잡았다.

시험 분야는 국방·위성통신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고주파 대역 대형 안테나 검증을 위해 3m 규모 챔버 구축을 추진 중이며, 2025년 12월 완공 후 내년부터 관련 시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 센터장은 “대형 안테나 측정이 가능한 챔버는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ICT 산업과 국방 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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