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공습에 대응해 키이우 방공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패트리엇 시스템 추가 지원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국방부에 패트리엇을 포함한 추가 무기 지원 방안과 함께, 서방 동맹국들이 추가 패트리엇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패트리엇 시스템은 발사대 2~3기, 레이더, 지휘통제장비, 요격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 방공 포대다. WSJ은 “패트리엇(시스템)을 더 파견하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수를 넘어 키이우에 주요 무기체계 제공을 승인하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미국 제공분 3기, 독일 3기, 유럽 연합체 제공분 1기 등 최소 7~8기의 패트리엇 시스템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비 등 문제로 모든 포대가 상시 가동되는 것은 아니다. 패트리엇 시스템의 가격은 1세트에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며, 미사일 1발당 가격도 400만 달러(약 55억원)로 알려졌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전격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10발을 즉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는 기존 중단됐던 지원 계획보다는 적은 수량이다.
앞서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한 계획에 따라 패트리엇 미사일 30발, 155㎜ 포탄 8500여발, 하이마스(HIMARS)용 정밀 유도 로켓 250발,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142발, AIM-7·AIM-120 공대공 미사일, 스팅어 미사일, AT-4 유탄 발사기 등 대규모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무기 인도를 중단했다. 미 국방부는 이달 1일 무기 지원 중단을 발표하며 ‘미군 재고 감소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이를 두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백악관과 조율 없이 독단적으로 지원을 중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P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 결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백악관과 국방부 간 조율 없이 발표가 이뤄진 데 대해 비공개 석상에서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CNN도 소식통 5명을 인용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무기 선적 중단을 승인하면서도 백악관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8일 내각회의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나는 모른다. 당신이 좀 알려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긴장 고조 속에 입장을 바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는 현재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을 반드시 제거할 것이며, 그 목표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그들(우크라이나)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들은 지금 매우 심하게 얻어맞고 있다”며 무기 지원 재개 방침을 공표했다. 이어 8일에는 “푸틴은 우리한테 엄청나게 거짓말(bullshit)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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