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안을 거부한 러시아에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들어가는 즉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우호 관계를 과시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공개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무국적자와 외국인의 군복무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에 서명하며 전쟁 지속 의지를 내비쳤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진실을 말하자면 푸틴은 우리에게 온갖 헛소리를 퍼붓고 있다”며 “그는 항상 친절한 척하지만 알고 보면 다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푸틴에게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신호”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푸틴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주요 걸림돌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휴전 등을 논의했으나 이후 기자들에게 “푸틴과의 대화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찬 자리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더 보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는 미군이 사용할 무기 비축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무기 일부의 선적을 중단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 변화를 비춰볼 때 그는 향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대러 제재 법안에 대해 “난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전쟁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시민권이 없어도 러시아군에서 계약 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 복무 절차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개정안에 따라 무국적자도 러시아군과 입대 계약을 할 수 있고, 1년 이상 복무 계약 시 5년 거주 요건 없이 간소한 절차로 러시아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 군 복무 기록이 있는 무국적자와 그 가족은 연금·사회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타스는 “ 이번 개정 목적이 러시아군 병력을 보충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긴급히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죽거나 퇴진해야만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군사 작전을 “개인적인 집착”이라며 푸틴이 사망하거나 물러나야만 종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즈니코우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021년 11월부터 전쟁이 1년 반을 넘어선 시점인 2023년 9월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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