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반짝 1위 그치나…하반기 삼성 도전 거세

  • 2분기 D램 점유율 삼성과 동률…HBM4에 시장 판도 재편 전망

  • 엔비디아 공급처 다각화에 마이크론 약진…하반기 경쟁 심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D램 왕좌에 올랐지만 지위가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중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SK하이닉스의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공급처 다각화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3위 마이크론의 추격이 거세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이 약 97억2000만 달러로, 6월 발표 당시 약 13조2153억원을 거뒀다. D램 시장 점유율도 13.1%로 1위에 올라 11.8%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33년 만에 2위로 밀어낸 바 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두 회사가 동률을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시장에서 양사는 각각 155억 달러(약 21조3016억원)의 매출로 동률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각각 15.5%로 동일하게 집계돼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1위를 내준 삼성전자가 한 분기 만에 SK하이닉스를 추격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HBM3E 12단 제품의 양산 및 엔비디아 인증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 경쟁에서 한 발 앞선 SK하이닉스가 HBM 패권을 두고 2라운드에 임해야 하는 셈이다.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의 공급처 다각화 움직임도 변수다. 엔비디아는 이미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BM은 SK하이닉스, 그래픽처리장치에 사용되는 GDDR7 그래픽 D램은 삼성전자에게 공급받고 있으며, 마이크론에게도 LPDDR5X 저전력 메모리를 공급받고 있다.

3위 업체 마이크론의 약진도 부담스럽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급성장 중인 마이크론은 올 2분기 D램 점유율 10.2%를 차지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달에는 HBM4 초기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하며 향후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엔비디아의 HBM 중 마이크론 제품이 최대 30%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차지하고, HBM3E 점유율은 70%에 달한다"면서도 "고객사의 공급처 다각화가 실행되고 경쟁사의 도전이 거세 현재와 같은 독주는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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