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한국 최초 유튜브 영상..."썸녀가 딴 남자 만나 힘들어 술 마시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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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1-06-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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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8월 9일 올라온 'Why he drink'가 한국 최초 유튜브 영상

  • 한국인 최초 유튜버는 'Channy Yun'... 지금도 유튜버로 활발히 활동 중

한국인들은 유튜브에 빠져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인구의 83%(4300만여명)가 월평균 30시간씩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와 인터넷을 넘어 사람들의 주요 정보 접근 수단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도 한국인 최초 유튜버가 누구인지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구글이 이 역사적인 기록에 대한 통계를 따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초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이를 찾기 시작했고, 얼마 전 한국인 최초 유튜버가 누구인지가 드러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유튜브 영상은 유튜버 'Channy Yun(윤석찬)'이 올린 'Jania Episode - Why he drink'로 확인됐다. 영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16년 전인 2005년 8월 9일 올라왔다. 2005년 4월 24일 유튜브 서비스 시작과 함께 올라온 세계 최초 영상인 'Me at the zoo'와 3개월 정도의 간격이 있었다.

Channy Yun(윤석찬)은 그 뒤로도 유튜브 활동을 계속했으며, 지금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테크 에반젤리스트로서 IT·클라우드 기술을 설명하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최초 유튜브 영상인 'Jania Episode - Why he drink'의 한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그가 올린 최초 영상은 1분 40초짜리 숏 클립으로, 당시 근무하던 회사(다음) 동료들과 야유회를 간 날 밤 찍은 것이다. 유튜브의 공동창업자 자베드 카림이 올린 Me at the zoo처럼 별다른 내용 없이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윤 에반젤리스트는 "한 친구가 왜 술을 마시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다. 당시 썸을 타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영화를 보러 간다는 문자를 받고 괴로워하는 동료를 위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과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일상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2005년 2월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 5월 공개 베타 테스트로 전환했고, 같은 해 1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 이용자는 2005년 11월부터 영상을 올릴 수 있었던 셈이다. 때문에 그해 11월 24일 올라온 에픽하이의 'I Remember' 뮤직비디오가 한국 최초의 유튜브 영상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윤 에반젤리스트의 영상보다 3개월이나 늦었던데다가 저작권도 지키지 않은 영상이라 경쟁에서 탈락했다.

윤 에반젤리스트가 최초로 기록될 수 있었던 비결은 초대장이다. 유튜브 공개 베타 테스트 중에는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하고 영상을 올릴 수 있었는데, 개발자로 활동하며 알게 된 실리콘밸리의 외국인 지인에게 초대를 받았다.

윤 에반젤리스트는 "당시에는 웹 2.0 기반 신규 서비스가 한창 성장하고 있었고, 모질라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알게 된 지인들을 통해 신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그때 유튜브는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쉽게 연결(임베딩)할 수 있도록 어도비 플래시로 공유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때문에 초기 유튜브 활동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한 숏 클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인 최초 유튜버로 밝혀진 윤석찬 AWS 수석 테크 에반젤리스트.[유대길 기자]


윤 에반젤리스트를 포함한 국내 개발자들에게 유튜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글자와 그림 위주였던 인터넷이 동영상 위주로 재편될 것을 예감한 국내 개발자들은 유튜브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영상 서비스를 2006년부터 속속 선보였다. 다음팟TV, 네이버TV, 판도라TV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당시 동영상 서비스는 막대한 트래픽으로 인해 돈 먹는 하마였음에도 수익 모델은 딱히 없고, 저작권 이슈와 민감한 영상 검수 등으로 IT 업체에 부담만 더했다. 국내 업체가 UGC(이용자생산콘텐츠)보다 방송국 등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기대게된 이유다. 유튜브조차 비아콤이 제기한 1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모습과 달랐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윤 에반젤리스트는 "지금 한국이 유튜브 천하가 된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UGC 대신) 방송국이 만드는 인기 있는 콘텐츠와 정형적인 광고 모델에만 기댄 것은 패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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