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사 출신 국가원로회장이 청와대 앞 분신?…가짜뉴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도형 기자
입력 2019-01-03 15: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장경순 측 "내일 모레 100세 앞둬…노환으로 글 쓰기 힘들어"

장경순 전 국회 부의장[사진=유튜브 캡쳐]


국회 부의장과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까지 지낸 보수계의 원로가 청와대 앞에서 분신(焚身)을 시도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가짜뉴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3일 SNS상에서는 '긴급사항 장경순 국가원로회장 청와대 앞 분신 의거 선언하다'는 제목을 단 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글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육군사관학교가 앞장서서 문재인 정부에 맞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경순 전 국회 부의장의 이름을 사칭해 허위로 작성된 이 글엔 "모월 모일 모시, 결정적인 날에 청와대 앞에서 제 몸을 불태울 생각"이라며 "그 불꽃이 무서운 화염이 돼 잠자는 민초들을 깨우고 전국 방방곡곡에 불 붙는다면 우리의 거사는 성공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육사가 앞서면 군이 뭉치게 된다. 그러면 총칼 든 후배들도 따라온다. 그 길만이 주사파한테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적혀 있다. 쿠데타를 암시하는 극단적인 주장이다. 해당 글 하단엔 '2019년 1월 3일 자유수호 국가원로회도 앞장섭니다! D.K.R.L in the USA'라고 적혀 있다.

장 전 부의장 측은 이와 관련해 해당 글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헌정회에 따르면 장 전 부의장은 1923년 생으로 우리 나이로 올해 97세다. 노환으로 글을 쓸 수도 없는 상태라는 게 장 전 부의장 측의 설명이다.

장 전 부의장 측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내일 모레 100세를 앞둔 분이다. 이런 글을 작성하실 여력이 없다"며 "이런 식으로 어른을 이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장 전 부의장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이어간 것은 사실이다.

해당 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 세력이 장 전 부의장을 사칭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5·16 군사쿠데타에 참여했던 장 전 부의장의 이력을 이용한 것이다.

장 전 부의장은 육군 중장 출신으로 1960년 5·16 군사쿠데타에 가담했다. 이후 현역 장성 신분으로 농림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장 전 부의장은 육군사관학교(당시 육군대학) 6기 출신으로 6·25 전쟁에도 참전했다.

장 전 부의장은 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김제군에서 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고 10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했다. 국회의원 시절 공화당 사무총장 등을 맡았다.

현실 정치에서 물러난 뒤엔 자유수호국민운동 상임의장을 맡아 극우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4월엔 '문재인 정부 국가파괴 저지 - 자유 대한민국 지키자! 대한민국수호 비상국민회의 출정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