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꿈 담은 용비어천가, 무대 예술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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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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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국립국악원이 조선시대 정악 중 최초의 한글 노래인 ‘용비어천가’를 무대 예술로 꾸며 올해 상반기 대표공연으로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25일부터 2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2017년도 국립국악원 대표공연 ‘세종의 신악-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을 무대에 올린다.

공연에는 궁중음악과 궁중무용을 선보이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출연하고 연출에는 신선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가, 작곡에는 계성원 작곡가가 참여한다.

이번 공연의 소재가 되는 ‘용비어천가’는 조선 세종 때 선조인 목조(穆祖)에서 태종(太宗)에 이르는 여섯 대의 행적을 노래한 서사시로 한글 창제 이후 최초의 국문시가로서 전 10권으로 돼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용비어천가의 원문에 정악 선율을 창작해 합창으로 들려준다. 국립국악원에서 작곡을 통해 용비어천가를 합창으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래는 27명의 정가 가객들이 함께 정가 창법으로 무대에 올라 합창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 구성 또한 수제천, 여민락, 정대업, 보태평, 수룡음 등의 대표적인 정악곡을 기본으로 하되 행사에 쓰이던 반주음악의 차원을 넘어 연주 음악으로서의 품격을 높이고, 악기편성 또한 노래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용비어천가의 원문도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운율 또한 살렸다. 작품 전개를 위해 원문의 순서도 재구성했다. 공연의 구성은 용비어천가가 편찬된 세종 시대를 중심으로 조선건국의 탄생 배경과 천명으로 부여받은 왕실의 정통성, 그리고 군주로서 지녀야 하는 애민정신과 예악사상을 전한다.

합창으로 전해지는 용비어천가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면, 합창과 함께 무대 위 펼쳐지는 궁중무용은 눈길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각 장의 주제에 따라 극적 상황을 상징화 시킨 창작 무용은 용비어천가의 노랫말에 담겨진 핵심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궁중무용 중 처용무, 몽금척, 문무 등 다양한 종목에서 차용한 무용 동작은 신화 속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용과 까치 등 갖가지 동물과 자연, 그리고 궁중의식에 쓰이는 움직임 등으로 형상화돼 극의 전개를 이끌어 간다.

무대 구성에는 별도의 장치 없이 순수한 공간으로 설정하고 조명과 영상을 활용해 색채를 덧입혔다. 전반부에는 나라의 탄생과 천명에서 비롯된 왕권의 신비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검정막 위에 영상을 투영해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48경도 등의 산수화를 황금색으로 표현한다. 후반부에는 무용공간을 흰색으로 바꾸고 하얀 영상 막 위에 수묵화가 그려지면서 극적인 공간을 표현할 예정이다.

신선희 연출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당시의 의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용비어천가를 쓴 세종대왕이 이 시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한 의미를 살려 새로운 형식으로 연출해 선보이고자 했다”며 “이번 작품은 역사의 고난을 극복한 영웅들에게 왕권의 천명을 받아 덕치를 해야 하는 군주에 대한 훈계이자 애민정신과 예악사상을 담은 한국 문화정신의 실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오후 8시에는 네이버를 통해 본 공연 실황을 온라인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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