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뛰자 스마트폰 시장 20% 급감…삼성·애플 버티고 中업체 직격탄

  • 3분기 출하량 2억5470만대…2013년 이후 3분기 최저

  • 샤오미·오포·비보 30% 안팎 급감…애플도 원가 압박 인정

반도체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급감하며 13년 만에 3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은 중국 업체들은 출하량이 최대 40% 가까이 줄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스마트폰 제조사의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까지 흔드는 모습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470만대로 전년 동기(3억2010만대)보다 20% 감소했다. 2013년 이후 3분기 기준 가장 적은 규모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교체를 미루고 유통업체들도 재고 확보에 소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5780만대를 출하하며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출하량은 5%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19%에서 23%로 상승했다. 중저가 갤럭시 A 시리즈가 판매량을 뒷받침했고 8월 출시한 갤럭시 Z8 시리즈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했다.
 
애플은 전년과 같은 5650만대를 출하해 2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8%에서 22%로 높아졌다. 미국과 중국에서 아이폰17 수요가 이어진 데다 가격 인상에 대비한 유통업체들의 선제적인 재고 확보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중국 제조사들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샤오미의 출하량은 3070만대로 전년 대비 29% 줄었다. 오포는 2340만대로 39% 감소했고 비보는 1930만대로 33% 급감했다. 부품 원가 상승에 대응해 판매가격을 올리면서 가격에 민감한 신흥국 시장에서 판매가 위축됐다.
 
스마트폰 제조사 간 격차가 벌어진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고부가 제품에 집중됐다. 범용 D램 공급까지 제약을 받으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품 조달 부담이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용 8GB D램과 256GB 저장장치의 계약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약 200%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낮은 보급형 제품일수록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애플도 원가 상승 압박을 인정했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총이익률이 45~4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47.9%였다. 애플의 2026회계연도 4분기 아이폰 매출은 575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부품 가격 상승 부담은 피하지 못했다.
 
신흥국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옴디아에 따르면 3분기 아프리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과 중동·중남미 지역도 각각 20% 넘게 줄었다. 일부 소비자는 스마트폰 교체를 연기하거나 중고·리퍼비시 제품으로 이동했다.
 
시장 침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12% 감소하고 2027년에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HBM 공급 부족과 범용 메모리 생산 제약이 지속되면서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냠 차우라시아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던 신흥시장이 가격 상승으로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시장 확대와 점유율 확보보다 수익성 방어와 선별적인 제품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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