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수중 타격력과 장기 잠항 능력을 강화할 3600t급 잠수함 ‘서희함’이 3일 진수됐다. 기존 도산안창호급보다 미사일 발사관을 늘리고 국산 리튬전지를 적용해 무장 탑재 능력과 수중 작전 지속 능력을 함께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이날 경남 거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장보고-Ⅲ 배치(Batch)-Ⅱ 2번함인 서희함 진수식을 거행했다. 지난해 10월 진수한 같은 급 1번함 장영실함에 이어 두 번째다. 서희함은 시운전을 거쳐 2028년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서희함은 기존 장보고-Ⅲ 배치-Ⅰ인 3000t급 도산안창호급의 성능을 개선한 잠수함이다. 선체 길이는 약 89m로 도산안창호급의 약 83m보다 6m가량 길어졌다. 선체가 커지면서 다양한 무장과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도 확대됐다.
핵심 변화는 수중 타격 능력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하는 수직발사관이 도산안창호급의 6개에서 10개로 늘었다. 수직발사관 확대는 잠수함 한 척이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수량을 늘려 수중에서 수행하는 타격 임무의 폭을 넓히는 의미가 있다.
표적을 찾아내고 대응하는 능력도 개선했다. 잠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와 수중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소나체계 성능을 높여 장거리에 있는 여러 표적을 식별하고 정밀하게 타격하는 능력을 강화했다. 무장 탑재량 확대와 함께 탐지·정보 처리 능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수중에서 더 오래 작전할 수 있도록 추진·전력 체계도 보강했다. 서희함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국산 리튬이온전지를 결합했다. AIP는 외부 공기를 공급받지 않고 수중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체계다. 여기에 리튬전지를 적용해 잠항 지속시간과 최대속력으로 항해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렸다.
이는 수면 가까이 올라와 공기를 공급받아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필요할 때 고속으로 기동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잠수함의 핵심인 은밀성을 유지하면서 작전 해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소음저감 기술과 비상 기동 수단도 적용했다. 최신 소음저감 기술로 상대에게 탐지될 가능성을 낮추고, 주 추진 계통에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함정을 움직일 수 있도록 보조추진기를 탑재해 생존성을 보강했다.
장비 국산화 범위도 넓혔다. 도산안창호급과 비교해 리튬전지체계 등 12종의 장비를 추가로 국산화하면서 총 70종의 국산화 장비를 탑재했다. 해군과 방사청은 이를 통해 정비와 부품 공급 등 후속 군수지원의 안정성을 높이고, 향후 잠수함 수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명은 고려시대 거란의 침략 당시 외교 담판으로 강동 6주를 확보한 서희의 이름에서 따왔다. 해군은 서희의 군사·외교적 업적과 국난 극복 정신이 해양 수호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의 위상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수식에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부와 국회, 군, 방산업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진수줄은 해군 관습에 따라 조 의장의 부인 조미선 여사가 절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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