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STO)이 기존 금융시장의 거래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의 결합으로 금융거래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자본시장도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정유신 넥스체인지 대표이사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아주경제 증권포럼'에서 'STO와 디지털금융의 미래'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자본시장 역사는 유동성이 없는 자산을 유동화하는 쪽으로 흘러 왔다"며 "초기에는 증권화를 통해 이뤄졌고, 다음으로 구조화와 파생상품을 거쳐 지금 나오는 것이 토큰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큰화는 기존의 증권화와 구조화를 대체하는 과정"이라며 "온체인에서 거래하면 시간과 수수료를 줄일 수 있고, 가성비가 좋아지면 그쪽으로 돈이 몰린다. 지금은 그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변화가 AI 발전과 맞물려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블록체인은 기술이었지 인프라는 아니었다"며 "AI 에이전트끼리 거래하는 머신 경제를 뒷받침하려면 블록체인을 인프라로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에이전트끼리 거래가 일어나면 시간과 공간, 금액을 극도로 잘라서 거래할 수 있다"며 "24시간 돌아가는 시스템과 거기에 걸맞은 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체인 시스템과 스테이블코인이 이러한 거래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토큰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RWA(토큰화 실물자산) 규모는 2024년 초 약 80억 달러에서 올해 9월 388억 달러로 약 5배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주식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가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음원저작권과 미술품, 부동산 등 비정형 자산의 조각투자에서 출발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차이가 오히려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형증권의 토큰화는 새로운 산업의 탄생이 아니다. 기존 시장을 효율화시키고 키우는 것일 뿐"이라며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것은 오히려 비정형증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성이 없는 자산을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휴면 상태에 있던 자산이 활발한 자산으로 바뀌면서 사람이 붙고 투자가 붙고 수익모델이 붙는다"며 "그게 고용과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거래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진짜 중요한 것은 발행시장만 있어서는 안 되고 유통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시장만 있으면 처음에 좋아서 샀다가 팔려고 할 때 팔 데가 없다"며 "그렇게 해서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지 지속 가능한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려면 가격발견 기능이 있어야 한다"며 "환경과 변수가 바뀌면 자산의 공정가치도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가 정기적으로 산출되고 이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새로운 혁신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같은 시간대에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테스트 시장을 많이 가져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정형증권과 비정형증권을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면 글로벌 토큰화 시장에서도 한 축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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