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한국인 억류' 지적 받자…北 "범죄자들, 정당한 처벌" 강변

북한에 장기 억류된 우리 국민 김정욱·최춘길·김국기 씨 사진연합뉴스
북한에 장기 억류된 우리 국민 김정욱·최춘길·김국기 씨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강제실종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회의에서 한국인 억류자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자 '정당한 사법적 처벌'이라며 반박했다.

21일 북한억류국민가족회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강제실종실무그룹(WGEID) 의장 및 유엔 강제실종위원회(CED) 위원장과의 상호대화에서 한국 정부 대표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씨 등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실명을 언급하며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를 공론화했다. 앞서 유엔 WGEID가 이들의 억류를 '강제실종'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는 북한에 WGEID와의 전면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한편, 대화의 필요성을 짚으며 남북대화에 조속히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북한 대표는 "대한민국이 열거한 개인들은 (북중) 접경 지역에서 무고한 북한(DPRK) 주민을 노략하고 납치했던 범죄자들이자, 대한민국의 사주를 받고 우리 국가 전복을 모의했던 중대한 범법자들"이라고 맞서며 간첩행위 혐의도 거론했다. 이어 "어느 국가도 국가안보와 법을 위협하는 범죄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위법행위자에 대한 합법적인 처벌은 주권국가의 정당한 사법적 권리"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억류와 강제실종 자체를 부인해 온 것은 새롭지 않으나, 억류자 관련 지적에 구체적인 별도 발언으로 대응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수년간 북한은 한국인 억류자 관련 문제 제기에 별다른 사실관계 해명 없이 '중상모략'이나 '인권의 정치화'라는 식의 원론적 반발만 되풀이해 왔다.

신희석 유엔 임의구금실무그룹 위원은 "유엔 무대에서 북한 외교관의 이러한 별도 언급은 평양 상부의 지시 없이는 나올 수 없다"며, "한국 정부의 꾸준한 문제 제기로 이 사안에 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제고됐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억류국민가족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도 (억류) 선교사 3인을 직접 언급해가며 이들의 생사 확인과 무사 귀환을 해마다 유엔총회 및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촉구해줄 것을 정부에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을 향해서는 "북한의 주장대로 이들이 북한법령을 위반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북한이 1984년 가입한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영사보호와 가족접촉이 허용돼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씨는 중국 접경지역인 단둥 등지에서 북한 주민과 탈북민을 돕는 선교 및 인도적 지원 활동을 펼치다 북한에 강제 억류된 한국 국적 선교사들이다. 2013년 10월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해 2014년 10월과 12월 각각 억류된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국가전복음모와 간첩 혐의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10년 넘게 송환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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