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 조직개편 승부수, 경기도청이 달라져야 도민이 편해진다

  • 민선 9기 첫 조직개편, 25실국, 5담당관 141과...유사·중복 통합 조직 효율화

  • 재정·교통·경제 기능 재편...경기 북동부 균형발전과 청년·청소년 지원 강화

  • AI·반도체·노동산업안전에 역량 집중...민선 9기 첫 조직개편 도정 실행 높여

사진경기도
경기도 조직개편안.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조직개편안을 내놓으면서 140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도청의 일하는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이끄는 민선 9기 경기도정이 기존의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유사한 기능을 합치고 부서별 책임을 분명하게 나누는 방향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은 단순한 부서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그동안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재정과 교통, 경제산업 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은 경기도가 앞으로 어떤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경기도가 20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본청 조직은 현재 30실국 5담당관 151과에서 25실국 5담당관 141과로 조정된다. 실국 5개와 과 10개를 줄이는 대신 서로 연관된 업무를 묶어 부서 간 중복을 없애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2026년 10월 20일 자 아주경제 보도)

21일부터 26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경기도의회 심의와 의결을 받아야 하는 만큼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도청 조직을 이전보다 간결하게 운영하겠다는 방향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이 재정기획국 신설로 세입 전망과 예산 편성, 공유재산 관리 등 재정 관련 업무를 한곳에서 총괄하도록 한 것은 경기도의 재정 운영을 보다 치밀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결국 예산으로 뒷받침돼야 하고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재정 여건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 도민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재정 기능을 한데 모으는 일은 필요한 선택이다.

교통국과 철도항만물류국, 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교통혁신실로 통합·격상하는 방안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도는 시군마다 생활권이 다르고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통행 수요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도로와 철도, 대중교통을 따로 떼어놓고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특히 신도시가 조성되고 산업단지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교통시설이 뒤늦게 따라가는 일이 반복돼 온 만큼 관련 업무를 하나의 조직에서 종합적으로 살피겠다는 방향은 도민의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와 산업 관련 기능을 경제산업실로 통합하고 민생경제와 반도체·첨단산업을 두 축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 역시 경기도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경기도에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업을 이어가고 있고 용인과 화성, 평택 등에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 산업의 주요 거점이 자리하고 있다. 당장 어려움을 겪는 민생경제를 살피면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두 분야를 함께 책임지는 조직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첨단산업기획관을 신설하는 것은 경기도가 첨단산업 육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기업의 투자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용수와 전력, 교통망, 인력 양성 등 여러 분야의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경기북부와 동부지역의 발전을 위한 조직 정비는 균형발전기획실과 평화협력국,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평화균형기획실로 통합하는 것은 그동안 나뉘어 있던 균형발전과 접경지역 지원, 평화협력 기능을 연결한다.

경기북부는 각종 규제와 부족한 산업 기반, 교통 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고 동부지역 역시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 방안이 필요한 만큼 통합된 조직이 주민들의 오랜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게 한다.

농수산생명과학국과 축산동물복지국을 농축수산생명국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현장의 요구를 폭넓게 살피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농업과 축산, 수산 분야는 생산과 유통, 먹거리 안전 등 서로 연결되는 업무가 많아 관련 정책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미래평생교육국을 미래세대국으로 개편해 청년과 청소년의 성장과 자립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은 교육과 취업, 주거, 사회 진출 등 서로 이어지는 문제를 함께 살피겠다는 의미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은 경기도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만큼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챙길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노동국을 노동산업안전국으로 개편하는 계획 역시 산업현장의 안전 문제는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사고가 발생한 뒤 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위험을 미리 살피고 예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안전관리와 예방 활동이 강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공정경제와 특별사법경찰, 체납징수, 행정심판 기능을 공정경제사회국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도민의 권리 보호와 공정한 질서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각각의 업무가 가진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부서 간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면 도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이 이번 개편의 취지를 설명하며 "유사·중복 기능을 통합해 칸막이를 허물고, 각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힌 것은 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 실장은 통합으로 확보한 역량을 미래 핵심분야에 집중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러한 설명이 실제 도청의 업무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다면 이번 조직개편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 역시 지금의 조직과 업무 방식에 안주하기보다 변화하는 사회와 산업환경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의 성장, 산업현장의 안전, 청년들의 미래와 지역 간 발전 격차 등 경기도가 마주한 과제를 생각하면 이번 조직개편은 시기적으로도 의미 있는 선택이다.

추미애 지사는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을 통해 도청의 역할을 다시 나누고 미래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필자는 기존 조직을 무조건 유지하기보다 필요한 기능을 통합하고 새로운 행정수요에 대응하도록 조직을 정비하려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직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부서 통합에 따른 혼란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다. 도청 공무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도민들에게 돌아가는 행정서비스도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21일부터 입법예고를 통해 경기도의회와 노동조합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조직을 통합해야 하는 이유와 기대하는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의견을 성실하게 반영한다면 개편 이후의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추미애 지사의 도정 운영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중요한 선택이다. 재정과 교통, 경제산업을 통합하고 반도체와 노동산업안전, 청년 지원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은 경기도가 앞으로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러한 방향을 실제 정책과 도민의 생활 속 변화로 이어가는 일이다.

추미애 지사가 내놓은 첫 조직개편안은 도청의 몸집을 줄이면서도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부서 사이의 벽을 낮추고 도민에게 필요한 일을 더욱 빠르고 책임 있게 처리하는 경기도청으로 바뀐다면 이번 개편은 민선 9기 경기도정의 의미 있는 출발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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