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기금 자산운용 제도와 과제'에 따르면 기금이 운용하는 여유자금 규모는 2010년 347조3000억원에서 2024년 1222조원으로 14년 만에 3.5배 이상 늘었다. 또 2026년 예산안 기준 기금 지출 규모는 246조5000억원으로 정부 총지출의 33.9%를 차지하는 만큼 예산과 함께 국가 재정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기금은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 공공성 등 4대 원칙에 따라 운용된다. 안정성은 원금 손실 위험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며 유동성은 연금·보험금 지급이나 사업비 집행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시점에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이다. 수익성은 안정성과 유동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금의 실질가치를 보전·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공성은 혁신기업 지원이나 ESG 투자 등 공적 자금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하는 개념이다.
기금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운용 여건도 크게 다르다. 2024년 기준 68개 기금이 1222조원의 여유자금을 운용했는데 이 가운데 사회보험성 기금은 6개에 불과하지만 자산 규모는 1133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92.7%를 차지했다. 반면 사업성 기금은 50개로 전체 기금의 약 74%에 달하지만 자산 규모는 37조4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지만 실제 운용 역량에서는 기금별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운용위원회 설치 대상이 확대되고 외부 전문가 위원 요건이 강화됐으며 운용과 위험관리 조직 분리, 외부위탁운용(OCIO) 확대 등이 추진됐지만 상당수 기금은 여전히 자산운용 전문성보다 이해관계자 중심의 의사결정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부채 구조에 맞춘 전략적 자산배분과 위험관리 고도화도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중소형 기금은 전문인력과 전담 운용조직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기금은 주무부처 실무자가 여유자금 운용을 겸임하는 사례도 있어 전문적인 자산운용에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OCIO 등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하고 연기금투자풀을 통한 공동운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정부도 올해부터 기존 투자풀운영위원회를 확대·개편해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등을 심의·의결하며 범정부 차원에서 기금 자산운용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보고서는 공통 기준을 마련하되 기금별 특성을 고려해 자율성과 신축적 운용이 보장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병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금 자산운용의 성과는 개별 기금의 수익률뿐 아니라 자산배분과 위험관리, 성과평가, 거버넌스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며 "기금 유형별 특성을 고려하면서 자산운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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