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상승, 원화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증시가 극심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 한 주 동안 빅테크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금리 인상 충격 등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 역시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외교 이벤트와 추석 연휴가 맞물려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이 충돌, 금리 인상, AI 속도 조절론에 '고전'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는 전주(6909.91) 대비 15.68포인트(0.23%) 내린 6894.23으로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초반부터 3% 넘게 급락하며 6600대로 밀렸다가 등락을 거듭하며 낙폭을 좁혀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조8710억원, 2928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홀로 1조535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 변동 요인은 복합적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100달러 선 위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5%선을 넘어섰다.
앤트로픽, 오픈AI, 스페이스X,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AI 기업 수장들이 AI '속도 조절론'을 제기한 것도 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주식시장에는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AI 경쟁이 기업을 넘어 국가 간 패권 전쟁으로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제기된 속도 조절론은 선두 주자들의 시장 독점 의도로 읽히며 영향이 빠르게 가라앉아, 국내 증시는 후반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저평가 구간'…미중 정상회담, 추석 연휴 변곡점
증권가는 오는 24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최대 의제인 AI 협상에서 미국의 대중 AI,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면 국내 핵심 주도주의 수급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1680조원)와 SK하이닉스(1350조원)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종가(6894.23) 기준으로 전체 코스피 시총의 43.9%에 달한다.
추석 연휴도 변수다. 긴 연휴가 예상돼 국내 증시 전반의 수급이 보수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역사적으로 연휴 이전에는 수급 공백으로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연휴 이후에는 대기 수급이 유입되며 반등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 기준 추석 연휴 전후 5거래일 동안 평균 코스피 수익률은 각각 -0.42%, 0.68%였다"며 "매파적 FOMC 여파와 연휴 이전 수급 공백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부진할 경우 연휴 이후 반등을 노린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코스피가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놓여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저점권인 5배 수준에 머무른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주력 업종은 반도체, 전력기기, 자동차 등이다. 대신증권은 IT하드웨어, 소매유통, 자동차, 전력기기 등을 주목할 업종으로 꼽았으며,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종목을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AI플랫폼 서비스, 증권, 바이오 등을 추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806조3000억원, 내년 1047조5000억원으로 상향 각도는 둔화했으나 추세는 유지 중"이라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5.5배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실적이 아닌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를 누르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하향 우려가 있으나, 환율은 1330원대에서 반등하고 있으며 환율 정상화에 따라 우려는 진정될 것"이라며 "마이크론 실적 등 AI 기업 실적이 확인되면서 의구심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유가 하락으로 미 장기국채 금리가 안정될 경우 주가 회복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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