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넉달 만의 美中 정상회담, '2대 핵심 관전 포인트'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지난 5월 베이징에 이어 9월 24일 워싱턴에서 세기의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양국 모두 정치적인 속내와 셈법이 다른 상황에서 어떠한 회담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2026년 미·중 간 전략경쟁은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로 시작된 2018년과는 완전히 바뀐 상황이다. 당시를 회고해 보면 전문가를 포함해 대부분 언론매체도 미국이 결국 중국을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무역·공급망·첨단기술 등 전방위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제재할수록 중국은 더욱 강해졌고, 그에 따른 기술자립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중화민족의 부흥(중국몽)과 트럼프의 마가(MAGA)는 서로 양립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표현은 양국 관계가 단시일 내에 어느 한쪽의 승리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장기전에서도 중국의 자신감을 대외적으로 알린 상징적인 메시지다. 트럼프 입장에서 결코 받아들이기 힘든 방향이지만 톤다운하며 즉각 대응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중국의 성장과 글로벌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트럼프 2기의 대중국 정책은 1기와는 완전히 다른, 이른바 ‘트럼프식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과의 치열한 패권경쟁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며 미국의 경제력, 기술적 우위, 군사력을 재정비하고 힘을 기르기 위해 시간을 버는 전략이다. 과거 덩샤오핑이 국력을 키우기 위해 서방 강대국과 정면 대립을 피하고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내실을 다졌던 대외 외교정책을 트럼프가 역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정상회담 결과 미국은 ‘빈손 회담’, 중국은 대국 위상과 전략적 명분을 챙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면 위로는 양국 간 ‘건설적·전략적 안정관계’ 구축이란 명분 속에 상호 합의를 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치열한 기 싸움과 충돌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4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양국 정상의 속내와 방향성도 명확해 보인다. 9월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큰 성과 없이 관리된 경쟁과 전략적 안정이라는 프레임 속에 적과의 동침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된다.

첫째, 미·중 양국이 서로 주고받을 선물은 무엇일까? 시 주석의 방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을 띄고 있어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이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에 직접 나가 시 주석 부부를 영접하고 국빈 만찬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이 가지는 시간적 타이밍에 주목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양국 지도자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대한 중국 측에서 많은 선물을 얻어 내야 한다. 시 주석도 4기 연임을 위한 2027년 21차 당대회라는 큰 정치행사가 있는 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중 간 무역관세 유예 연장 등 보여주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11월 10일 만료 예정인 양국 간 고율 관세 부과 유예조치 연장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실무진 차원에서 양국 간 비민감 관세 인하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양국은 극단적인 관세전쟁을 피하고 무역 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해 무역 휴전 연장과 선별적으로 관세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양국은 비민감 품목 및 에너지·농산물을 중심으로 양국이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해 관세를 대폭 낮추는 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 관세 인하나 관세 부과 유예기간 연장이 미국이 중국에 주는 선물이라면 중국은 대량의 미국산 물품 구매를 약속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산 대두 약 100만톤을 구매했고, 지난 5월 중국이 약속한 대두·옥수수·LNG 등 구매량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슈가 바로 ‘희토류 유예 추가 연장’이다. 작년 11월 경주 APEC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1년간 유예된 희토류 수출통제도 11월 10일 만료된다. 희토류 수출통제가 재개되면 미국 첨단무기 공급망 생태계가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미국과 유럽은 각각 연간 1조5000억 달러 이상의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이 관세 부과를 완화해 주는 대신 중국은 희토류 유예 기간을 연장해 줄 것으로 예측된다. 희토류라는 미국의 최대 약점을 중국은 최대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다.

둘째, 합의점 도출이 어렵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핵심 의제는 무엇일까? 최근 이슈로 부각된 AI 주도권, AI 속도조절론 및 안전성, AI 기술 탈취 의혹 및 규제가 이번 정상회담에 핵심 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미·중 간 AI 협력의 공동 안전 프레임워크 구축 논의가 있겠지만 결국 구체적인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AI 패권을 둘러싼 양국 간 보이지 않는 치열한 탐색전과 고도의 심리전이 충돌하면서 동상이몽식 해법만 주고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주도권 싸움을 넘어 미래의 군사력, 경제, 그리고 글로벌 질서의 리더십을 결정짓는 핵심 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트럼프는 AI 패권경쟁에서 미국이 반드시 중국에 앞서야 하고, AI 개발 속도조절론은 중국을 이롭게 하는 사기이자 음모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요구하는 H20 AI 칩, 반도체 장비 등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 완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은 중국과 유화적인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첨단산업의 굴기를 억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AI·휴머노이드 로봇·드론 등 중국 첨단기술의 굴기는 미국 군사패권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결국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첨단산업 굴기를 억제하기 위한 미국이 다양한 제재를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중국 견제를 위해 하원에서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이 발의되었고, 국방부는 알리바바·바이두·비야디·창신메모리(CXMT)·양쯔메모리(YMTC)·유니트리 등 중국의 대표적인 첨단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연방통신위원회와 국토안보부는 중국산 드론, 소비자용 라우터, 해저 광케이블 등에 대해 제한 조치를 취했고, 7월에는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과 4족 보행로봇 및 전력망·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전력변환장치인 인버터 장치 등 첨단제품까지 수입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측 제재에 맞서 중국도 즉시 보복 대응에 나서며 지속적인 충돌과 대립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지금 미·중 관계의 현실이다. 이란 전쟁도 양국 간 핵심 외교·안보의제로 다루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해 정치적 부담, 재정 및 군사력 소모, 그리고 물가 상승 압박이라는 복합적인 위험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한다. 중국의 도움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 금융기관들을 제재하며 중국에 이란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이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 단지 중립적 중재자를 자처하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는 실리적 외교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실리적이고 안정적 관리에 방점을 둔 스몰딜 협상이 될 것이다. 각자의 방식과 논리대로 승리의 서사를 꾸며 낼 것이다. 결국 미·중 전략경쟁은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와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및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지도, 국익의 길> <알테쉬톡의 공습>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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