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파고 튕겨낸 K-반도체…'3중 방어막'에 이상 무

  • 빅테크 '5년 LTA' 물량 묶여…금리 변동 영향 제한적

  • 278조원 거대 실탄 확보… 자금 조달·설비투자 부담↓

  • HBM 쏠림이 짠 공급자 우위…한은"긴축 충격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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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긴축 재정의 파고가 다시 높아졌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받는 충격파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조한 장기 공급 계약과 막강한 현금 유동성,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공급자 우위 시장 구조라는 '3중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어 고금리 여파를 상쇄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7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통화 긴축 조치다.

이번 결정으로 글로벌 돈줄 죄기가 다시 시작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급망에 미칠 파장은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단한 계약 구조가 가장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통상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의 서버용 메모리 물량 상당수가 최대 5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LTA)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LTA 특성상 단기적인 금리 변동이나 자금 사정 악화를 이유로 즉각적인 주문량 조절이나 계약 해지를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는 단기 금리 정책에 따라 흔들리는 휘발성 사업이 아니다"라며 "이미 체결된 LTA 물량만으로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단기 실적 변동성은 충분히 흡수된다"고 진단했다.


공급 측면에서 거론되는 설비투자 위축 우려 역시 비껴가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 합산액은 약 278조 원에 달한다. 반년 만에 117조 원가량의 현금을 더 쌓아 올린 결과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 차입금을 줄이고 순현금을 늘리는 등 재무 건전성을 한층 강화했다.

고금리 여파로 외부 조달 금리가 뛰어오른 상황에서도 양사는 차세대 공정 전환과 신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재무적 실탄을 완벽히 확보한 상태다.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공급자 우위 구도도 국내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HBM 수요 급증으로 제조사들이 해당 생산 라인에 집중하면서 일반 범용 D램 공급까지 타이트하게 유지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에서도 특정 빅테크가 구매를 머뭇거릴 경우 즉각 경쟁사에 물량을 빼앗기는 구조인 만큼, 고객사들이 선뜻 주문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한다.

한국은행은 이달 초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서도 국내 경제의 견조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라며 "특히 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중심의 구조적 수요가 거시경제 긴축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서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핵심 메모리 공급망 확보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생존 문제"라며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거시경제적 악재가 K-반도체가 구축한 강한 수급 구조와 실적 견조세를 꺾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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