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서쪽으로는 홍해 지역에서 후티 반군에 가로막히고 동쪽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가로막는 이란에 방해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집트를 전격 방문했다. 이집트는 2015년 예멘 내전 당시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편을 들었던지라 이번 방문을 두고 이목이 집중된다.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났다. 이집트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상호 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세계의 이목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안보 현안에 쏠려 있다. 두 정상은 걸프 지역에서의 해상 항행의 자유와 안전 보장에 대해 의견을 함께했다.
앞서 사우디 당국은 후티반군의 공격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집트 매체 알아람은 후티 반군이 예멘 내전이 재개된 지난 7월 이후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으며, 홍해에 있는 사우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후티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예멘 정부군이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전선은 중동 이슬람의 두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치닫는 셈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해운 상황은 좋지 않다. 그동안 사우디는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동서 송유관을 통해 서부 얀부항 등을 거쳐 원유를 이동시켜 홍해로 수출해 왔다. 하지만 홍해에서 인도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후티가 장악하면서 사우디의 원유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게다가 사우디의 동서 석유 파이프라인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으면서 가동을 멈췄다. 시설 복구에 3~5주가 걸릴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당장 빈 살만 왕세자가 이집트를 찾기 전날인 14일에만 사우디 서부 도시인 하미스무샤이트, 압하, 타이프 등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13명이 부상당했다. 사우디 역시 후티 측에 50차례 공습을 진행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후티반군 측 보건부는 사우디의 공격으로 어린이 2명 등 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이집트 방문으로 후티 반군을 우회하는 또 다른 루트인 수메드 파이프라인에도 관심이 모인다. 수메드 파이프라인은 이집트 동부 홍해 연안 도시 아인소크나에서 지중해 연안 시디케리르까지 이어진 320㎞ 규모의 송유관이다. 사우디 얀부에서 아인소크나까지 유조선으로 석유를 운송하면, 이후 시디케리르에서 다시 싣고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이 송유관 운영회사의 지분은 이집트가 50%, 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가 각 15%씩, 카타르가 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수메드 파이프라인을 통해 3억6500만 배럴의 원유가 수출됐다. 보이스오브에미레이트는 "(사우디) 왕국이 석유 생산을 통제하지만, 지중해로 원유를 수송하는 가장 중요한 육해상 경로 중 하나를 이집트가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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