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경찰서가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특정 범죄 유형에 대해 변호인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국 경찰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서울변회는 최근 상주경찰서가 '피의자신문 과정 변호인 참여제도' 안내문에 국가보안법 위반·조직폭력·마약·테러 사건 등을 변호인 참여 제한 대상으로 명시한 것에 대해 정식 조치를 요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상주경찰서는 공범의 증거 인멸이나 도주를 돕고, 수사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제한 사유로 명시했다.
하지만 헌법 12조 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짐을 명시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243조의2 역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를 보장한다.
경찰수사규칙에 따르더라도 수사 기밀 누설이나 신문 방해 등 명백한 예외 사유가 아닌 특정 범죄 종류를 이유로 변호인 참여를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해당 안내문은 피의자신문 참여제가 처음 도입된 1999년 당시 지침을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변회의 문제 제기 이후 국수본은 상주경찰서를 제외한 전국 261개 경찰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상주서 외에 동일한 안내문을 게시한 경찰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주경찰서는 해당 안내문을 즉시 철거했으며, 변호인 조력권 보장을 담은 새 안내문을 제작해 게시할 방침이다.
서울변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문제 제기가 이뤄진 뒤 국수본의 전국 경찰서 전수조사와 상주경찰서의 시정 조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은 오는 16일 상주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시정 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변호인 조력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개선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수사 현장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위축돼서는 안 된다"며 "서울변호사회는 앞으로도 변호인의 조력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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