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또 한자리에…이란전쟁 속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

  • 이란 대통령도 참석…이날 비공개회의·공동성명도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모임 브릭스(BRICS) 정상들이 인도 뉴델리에 집결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권 침해'와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며 영구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참석하면서 브릭스가 미국을 향해 어떤 공동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12일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이날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회의는 13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올해는 브릭스 출범 20주년으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모두 직접 참석했다. 미국과 전쟁 중인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뉴델리를 찾았다. 이들 세 정상은 지난달 말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이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란 전쟁을 비롯해 무역과 식량·에너지 안보, 공급망 구축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정상들은 첫날 '포용적 글로벌 협력과 다자주의 강화'를 주제로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동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냉전적 사고와 진영 대결에 반대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 침해와 내정 간섭에도 반대해야 한다"며 "중동·걸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는 데 브릭스와 함께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동 전쟁은 역내 각국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고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관련된 각 측은 정치적 해결이라는 방향을 견지하고 영구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브릭스 차원의 공동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회원국들이 공동성명 채택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에는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 않은 채 어느 국가에 의한 일방적인 전쟁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점은 변수다. 브릭스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란과 UAE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중동 관련 문구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뉴델리에서 열린 별도 행사에서 "이란 국민은 (미국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도 전날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서방 국가들이 과거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을 비판했다.

경제·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이 새로운 협력 의제로 부상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 AI 기반 신형 공업화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 회원국 간 AI와 산업망·공급망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이 주도해 출범한 세계AI협력기구에 브릭스 국가들이 참여할 것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내년도 브릭스 의장국을 맡아 제19차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도 발표했다. 그는 "브릭스는 무역·투자·금융·과학기술 등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했다"며 글로벌사우스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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