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주택 보유 자체보다 실제 거주에 세제 혜택을 집중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야당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자기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안을 비판했다.
구 부총리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둘러싼 질의에 실거주자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과세 체계를 전환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1주택자라도 보유 주택에 직접 거주하지 않으면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직장 이동이나 가족 부양, 자녀 교육 등 현실적인 사정으로 소유한 주택과 실제 거주지가 다를 수 있는데 세제를 통해 이를 사실상 불이익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구 부총리는 취학이나 직장 등 합리적인 사유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를 폭넓게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부가 비거주 자체를 제재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거주에 대한 세제상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비거주 1주택자의 반발이 이어지자 합리적인 비거주 사유를 시행령에서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정부는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해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에 공제 혜택을 집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적용하던 공제 구조를 단계적으로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꾼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에 연 8%, 최대 80%를 적용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공제금액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한 채의 주택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자산을 형성한 1주택자까지 양도차익이 크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이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층이 살던 주택을 처분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구 부총리는 고가주택에서 발생한 큰 폭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집은 보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기 위한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가주택에서 큰 양도차익을 얻는 경우 소득 수준에 맞는 과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손질한 배경에는 고가주택에 세제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국세청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양도가액 12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적용된 장기보유특별공제액 약 5조1000억원 가운데 약 90%인 4조6000억원이 서울에 집중됐다. 장기보유특별공제액 상위 100건 가운데 99건도 서울 소재 주택이었다.
다만 정부가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제 생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의 사정을 얼마나 폭넓게 인정할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10억원 한도 역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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