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빚투 ·레버리지 ETF 투자 급증이 주식시장 변동성 키워"

  • 한국은행,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간

  • 시장 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도 영향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국내 주식시장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급증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 확대와 함께 국내외 레버리지 포지션이 누적되면서 주가 상승과 하락 폭을 키웠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주가 변동성이 과거 위기 시기나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추세적인 주가 상승 기대에 기반해 레버리지 ETF 투자가 급증하면서 수급 측면에서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가 이후 청산되면서 주가의 상·하방 움직임을 증폭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해외 레버리지 투자 확대도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 투자가 늘면서 헤지를 위한 국내 현·선물 거래가 증가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국내 시장에 파급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에는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받은 이후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되면서 변동성도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레버리지 ETF와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는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 상승이 소수 반도체 기업에 집중됐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 변화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이후 관련 기업의 주가 급락에 따라 국내 주가지수도 큰 폭으로 조정됐다. 코스피가 8000에서 9000으로 상승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상승 기여율은 총 99.0%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각각 44.7%, 54.3%다. 

반대로 코스피가 9100에서 5500으로 하락할 때도 삼성전자(29.8%)와 SK하이닉스(39.6%)의 하락 기여율이 69.3%로 비교적 높았다. 

한은은 반도체 업종과 일부 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도가 높은 만큼 특정 섹터의 업황 변화가 전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과 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을 완화하고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는 등 자본시장 체질을 개선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시장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레버리지 ETF 규모가 줄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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