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같은 전시장에서 서로 다른 'AI 기판 승부수'를 꺼냈다. 이미 AI 가속기·서버용 기판을 공급 중인 삼성전기는 2.5D·2.1D와 유리기판으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앞당긴다. LG이노텍은 한 변이 100㎜를 넘는 AI 가속기용 기판을 처음 공개하며 PC 중심이던 FC-BGA 사업을 고성능 AI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두 회사는 9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KPCA Show 2026'에 참가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전시한다고 9일 밝혔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가속기에 더 많은 칩과 메모리가 들어가면서 기판도 더 커지고 회로는 촘촘해지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2.5D와 2.1D 패키지기판을 전면에 세웠다. 2.5D 기판에는 대면적·고다층 구조에서 휨을 억제하고 고속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2.1D는 실리콘 인터포저 없이 칩을 연결해 AI 반도체의 고집적화와 공정 효율을 동시에 겨냥한다. 유리를 코어 소재로 활용해 휨과 신호 손실을 줄이는 유리기판 기술도 공개한다.
반면 LG이노텍의 핵심은 'AI 가속기용 FC-BGA 첫 공개'다. 신제품은 한 변이 100㎜를 넘는 대형 기판이다. 기존 85㎜×85㎜ 제품보다 면적을 약 40% 키운 초대면적 샘플까지 전시한다. LG이노텍은 AI 학습·추론용 고부가 FC-BGA를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두 회사의 현재 위치도 차이가 난다. 삼성전기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들어가 현재 글로벌 빅테크에 AI 가속기·서버 CPU용 제품을 공급하는 반면 LG이노텍은 PC 칩셋 중심의 FC-BGA에서 2027년 AI 가속기용 제품 양산으로 시장을 위쪽으로 넓히는 단계다.
차세대 기술에서는 두 회사 모두 유리기판을 향한다. 삼성전기는 유리에 미세 연결 통로를 만들고 금속으로 채우는 핵심 공정을 선보인다. LG이노텍은 유리기판의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판 내부에 칩을 넣어 연결 거리를 줄이는 '칩 임베딩'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같은 AI 시장을 겨냥하지만 삼성전기가 첨단 패키징 구조의 고도화에 무게를 둔다면 LG이노텍은 대면적화와 신규 양산을 통해 사업 규모를 빠르게 키우는 모습이다.
실적에서도 AI 기판의 비중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2분기 매출은 77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사업은 올 상반기 매출 9356억원과 영업이익 99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031년 이 사업의 영업이익을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주혁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대면적·고다층·초미세회로 기술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해 하이엔드 반도체 패키지기판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전무는 "혁신 제품을 앞세워 기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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