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진PE는 최근 보유 중이던 우리금융 주식 14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가는 주당 3만3189원으로 총 4650억원 규모다. 이번 매각으로 유진PE 지분율은 3.97%에서 2.07%로 낮아졌다.
유진PE는 2021년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 4%를 인수했다. 이후 배당과 리파이낸싱 등을 통해 투자원금 상당 부분을 회수한 데 이어 이번 블록딜로 대규모 현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사실상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유진PE의 매각이 다른 과점주주들의 엑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푸본생명은 우리금융 지분 3.97%, 한국투자증권은 3.77%, 키움증권은 3.7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과점주주의 지분 매각이 내년 3월 이사회 개편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 임기가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전후해 대거 만료된다. 우리금융은 과점주주의 현재 지분율과 장기 보유 의사 등을 고려해 기존 사외이사 추천권 유지 여부를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PE에 이어 다른 과점주주들도 지분을 줄이면 기존 추천 사외이사를 재선임할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체제는 2016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지분을 여러 투자자에게 분산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특정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일정 지분을 장기간 보유한 주주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해 경영 안정과 견제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장치였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된 이후 주주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KB·신한·하나금융보다는 아직 낮지만 과점주주 지분이 추가로 시장에 풀리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중심의 분산소유 구조로 한층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
과점주주 체제의 약화가 곧 지배구조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주주의 이사회 영향력이 줄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장기 책임주주의 경영진 견제 기능은 약해질 수 있다. 유진PE에 이은 추가 지분 매각 여부와 내년 사외이사 선임이 10년간 이어진 우리금융 과점주주 체제의 존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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