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중간선거 위기' 트럼프…반도체 관세·알래스카 LNG 내세워 韓 투자 압박하나

  • 美, 새로운 반도체 관세 준비…"미국 내 시설 지으면 관세 감면"

  •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에 투자 촉구 가능성

  • 트럼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관련 또다시 한국·일본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앞세워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내 투자 유치를 통해 제조업 부흥과 경제 성과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새로운 체계의 반도체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은 관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지으면 관세를 감면해주겠지만,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상당히 합리적인 방식이고,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업계를 상대로 미국 내 생산 시설 유치를 위해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엔비디아의 H200 칩과 같이 제3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후 중국으로 수출하는 일부 첨단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반도체 관세를 발표하게 되면 그 대상은 반도체 전반으로 확대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전자기기 등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제품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지난주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를 대상으로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노트북·게임 콘솔·데이터 센터용 서버 등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품까지 관세 부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새로운 관세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트닉 장관은 앞으로 발표될 반도체 관세가 "표적화되고 신중하게 설계된 관세 정책"이라며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건설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기업이 이런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미 모두 이에 대비해 왔다"며 TSMC와 마이크론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이미 총 1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투자 약속을 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는데, 러트닉 장관은 대만이 다음 주에 200~3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궁밍신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전날 '세미콘 타이완 2026' 미국관 개막행사에서 앞으로 대만 기업들이 미국에 2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빌미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도 투자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주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40억 달러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갖는 등 대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TSMC 등 대만 기업들이 대미 투자 규모를 추가적으로 늘리면서 삼성,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에게 추가 투자를 촉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을 다시 거론하며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일본과 한국 등 많은 나라가 연료와 석유를 싣고,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등 그 밖의 모든 일을 하기 위해 알래스카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3선에 도전하는 댄 설리번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알래스카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월 20일에도 미국과 한국·일본 간 무역 합의를 설명하면서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2달 남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성과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이를 위해 한국에도 대미 투자를 확대할 것을 촉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들의 트럼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33%로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낮은 지지율의 주요 요인으로는 이란 전쟁 및 공화당의 경제 정책 불만이 지목됐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의 경제적 어젠다로 중간선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 실패했다"며 "이러한 기조를 바꾸지 못할 경우 의회 권력이 (민주당에)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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