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타본 덤프는 예상과 달랐다. 승차감이 거칠 것이란 생각과 달리 부드러움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난 6월 국내 출시한 벤츠 트럭 ‘뉴 아록스 4153K 싱글리덕션 덤프’는 2021년 선보였던 5세대 덤프 ‘뉴 아록스’를 기반으로 연구·개발한 신형 모델이다.
지난 2일 충북 벨포레 리조트를 찾아 총 30㎞를 달려봤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비포장도로 등 온·오프로드를 약 45분간 주행하는 구간이다.
25.5t이란 거구답게 뉴 아록스는 차량에 타는 과정부터 일반 승용차와는 전혀 달랐다. 성인 키를 훌쩍 넘는 높이에 있는 발판 3~4개를 등반하듯 조심히 올라가야 했다. 조수석에 앉자 웬만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저리 가라, 모든 차의 지붕이 내려다보일 만큼 시야가 확 트였다.
조수석에서 체험해 본 차량은 부드러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높은 차체로 인해 따라 오는 흔들림은 어쩔 수 없었지만, 노면 충격이 크게 걸러졌다.
진가는 비포장도로에서 드러났다. 채석장에 들어서자, 크고 작은 돌과 움푹 팬 노면이 연이어 나타났다. 차량이 요철을 지날 때마다 조수석까지 진동이 전달됐지만, 노면 상태 대비 몸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다. 충격을 받을 때도 무거운 차체가 중심을 잡으며 버텼다. 경사 구간에서는 힘이 부족해 속도가 처진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이번 모델의 핵심인 싱글리덕션 방식도 이런 주행 환경을 겨냥했다. 기존 허브리덕션보다 동력 전달 과정에서 감속 단계를 줄여 동력 손실을 낮추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험로 돌파력에만 집중하기보다 건설 현장과 일반도로를 반복해서 오가는 국내 운행 환경에 맞춰 효율, 주행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안전 사양도 눈에 띄었다. 차체가 큰 대형 덤프 특성상 운전석 바로 아래나 차량 측면에는 승용차보다 넓은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뉴 아록스에는 전방 위험을 감지해 제동을 돕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6’를 비롯해 △액티브 사이드가드 어시스트2 △프론트가드 어시스트 등이 적용됐다.
실제 디지털 사이드미러에는 주변 차량과의 간격을 인지할 수 있는 선들이 주행 내내 표시됐다. 차선을 바꿀 때는 옆 차량과의 간격을 보여주는 선이 추가됐다. 더불어 연비가 중요한 덤프 특성을 고려해 뉴 아록스는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내부에 설치됐다. 이에 따라 외부 사이드미러 대비 바람 저항을 덜 받아 연비가 1.5~2% 개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덤프인 만큼 승용차 수준의 안락함이나 주행 보조 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포장도로와 거친 채석장을 오가며 ‘거칠고 불편한 차’라는 선입견은 사라졌다. 오히려 매일 무거운 짐을 싣고 장시간 주행해야 하는 운전자에게 뉴 아록스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피로도를 덜 수 있느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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