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를 봉쇄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부대를 출동시키는 등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 지휘관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7-2부(오창섭·류창성·장성훈 부장판사)는 2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에게는 징역 10년, 김대우 전 국군방첩사령부 방첩수사단장(준장)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한 선관위를 점거하고 직원 체포를 시도했던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대령)과 정성욱 전 100여단 2사업단장(대령)은 각각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소장)과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대령)에겐 내란의 고의나 국헌 문란의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에게 내란 가담의 고의와 국헌 문란의 목적이 존재했는지, 상급자의 지시가 위헌·위법함에도 군인으로서의 복종 의무가 성립하는지 여부였다.
우선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무장한 군·경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 기관의 기능을 강압으로 무력화하고, 영장주의와 민주적 정당 제도 등 헌법적 가치를 소멸시키려 한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 폭동'으로 규정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의 국회 의결을 저지하거나 민간인 체포 권한이 없음을 알면서도 위헌적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상급자의 명령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인은 상관의 적법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지만, 명백히 위법하거나 불법한 명령은 직무상 지시라고 볼 수 없으므로 따라야 할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707특임단 병력을 헬기에 탑승시켜 국회 내부에 침투시키고 국회 본관의 전기를 차단하며 진입을 시도한 행위, 국회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행위 등은 계엄법상 허용 범위를 벗어난 명백한 불법 명령으로 현장 지휘관 스스로도 그 위헌성과 불법성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며 피고인들을 질타했다.
체포조 운영에 관여한 김대우 전 단장을 지목해 "국회의원 등 민간인 수사 권한이 없음을 알면서도 경찰과의 협조를 통해 체포·이송을 지시했고,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이 임박하자 주요 정치인을 우선 체포하라고 지시한 점은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내란의 중요 임무 수행에 해당한다"며 체포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보사 소속 김봉규·정성욱 전 단장에 대해서도 "민간인 신분의 전 정보사령관과 사전 공모해 선관위 직원의 불법 체포와 장비 준비 등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이 인정된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통해 군의 사적 오용과 헌정 질서 침해를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가장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들은 국가 안보와 국토 방위라는 신성한 의무를 저버린 채 국민을 위해 사용돼야 할 군사력을 특정 개인과 세력의 이익을 위해 남용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상관의 불법한 명령을 맹종한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해 대한민국 국군의 명예와 자존심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동원된 수많은 장병들에게 내란의 공조 세력이라는 굴레를 안겼다"며 "국민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기고,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위상을 심각하게 실추시킨 점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 사건 내란 범행에 대해 사법부가 엄정한 책임을 물어 향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군사력을 동원한 내란이나 헌정 파괴 시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전체에 경종을 울릴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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