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대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에는 첫 연임부터 매번 특별결의를 적용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다. 그러나 과거 표결에 대입하면 특별결의를 도입해도 연임 결과는 대부분 달라지지 않는다.
27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직접 제한하는 대신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임기를 법으로 일률 제한하면 위헌 소지와 경영 자율성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에 계류된 김현정 민주당 의원의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한발 더 나아간다. 3연임뿐 아니라 금융지주 대표이사가 연임할 때마다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했다.
현재 사내이사 선임에 적용되는 일반결의는 출석주식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중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식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찬성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 중 3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주총 참석자뿐 아니라 전체 주주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하는 구조다.
3연임 사례는 찬성률이 더 높았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과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3연임 당시 출석주식 찬성률은 84.6~99.72%였다. 발행주식 총수 대비 찬성률도 약 66.7~84.4%에 달했다. 특별결의의 두 요건을 적용했어도 모두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셈이다.
호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바탕으로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 등 주요 주주의 지지를 확보한 회장에게 특별결의가 결정적인 장벽이 되기는 어렵다. 의결 요건만 높이는 방식으로 장기 연임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논란이 큰 후보를 걸러내는 장치로는 작동할 수 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은 2020년 첫 연임 당시 채용비리 관련 사법리스크와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에 부딪혀 찬성률이 56.43%에 그쳤다. 특별결의가 적용됐다면 연임안은 부결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특별결의는 장기 연임 자체를 막는 장치라기보다 논란이 큰 후보를 걸러내는 장치에 가깝다. 상법상 특별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과거 주요 연임과 3연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당정이 3연임에 더 높은 별도 요건을 둘지, 특별결의를 첫 연임부터 적용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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