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CEO·이사회, '밸류업 세일즈'에 뛴다

  • 신한, 이사회 라운드테이블서 중장기 전략·지배구조 공유

  • KB·하나·우리도 해외 IR·투자자 소통 강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국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해외 투자자와 접점을 넓히며 ‘밸류업 세일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 규모를 늘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자본 활용 계획을 경영진이 직접 설명하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27일 이사회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할 예정이다.

라운드테이블은 신한금융 이사회가 매년 정례적으로 여는 투자자 소통 행사다.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과 지배구조 방향을 공유하고 주주와 이사회가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경영진뿐 아니라 이사회가 직접 투자자와 소통하며 경영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한금융은 이번 행사에서 연간 현금배당 1조4000억원과 1조4000억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등 총 2조8000억원 넘는 주주환원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단기적인 환원 규모뿐 아니라 안정적인 이익과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현재의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영국을 방문한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영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금융시장과 금융회사의 경쟁력,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알릴 예정이다. 금융당국 수장과 금융지주 회장이 함께 해외 투자자를 만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세일즈에 나서는 것이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CEO를 앞세운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하반기 7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4분기 열리는 연례 주주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경영 성과와 내년도 성장 전략, 자본 활용 계획 등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하나금융도 함영주 회장이 북미 등 해외 투자자를 만나 자기주식 취득·소각 확대를 비롯한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설명해 왔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을 중심으로 해외 IR을 이어가는 동시에 대표이사 3연임 때 이사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CEO와 이사회를 투자자 소통의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국내 금융주의 고질적인 저평가가 있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과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1배를 밑돌고 있다.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지주 간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투자자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분기 실적이나 자사주 소각 규모를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자본비율 관리, 성장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며 “CEO와 이사회가 직접 자본정책과 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설명하는 것이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금융주 재평가를 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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