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업엔 무용지물"…직접환급 빠진 국내생산촉진세제 실효성 도마

  • 이연희 더민주 의원 국회 예결위서 질타

  • 배터리社 직접환급·세액공제 양도 요구

  • 정부 "구조적 제약·형평성 고려해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간사인 이연희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준비위 4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간사인 이연희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준비위 4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두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적자 기업의 경우 내야 할 법인세(소득세)가 없기에 세액공제 혜택을 즉각 누리기 어려운 만큼 직접환급 등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7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23년 반도체 불황 당시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첨단산업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배터리 산업도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생산량에 따른 세액공제금을 직접 환급(Direct Pay)해 주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반면 낼 세금이 없는 적자 기업은 국내 세제 구조상 생산세액공제나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즉각 체감하기 어려워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 실적에 비례해 법인세 등을 공제하는 제도로 '한국판 IRA'로도 불린다. 배터리 기업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지만, 상당수가 적자를 내고 있어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적자 기업의 경우 내야할 법인세(소득세)가 없기에 세액공제(10년 이월)를 받아도 즉각적인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삼성SDI와 SK온도 각각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낼 법인세가 없어도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직접환급제(Direct Pay)'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하지 못한 세액공제 권리를 다른 기업에 양도해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세액공제 제3자 양도'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미국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도입하면서 일정 요건 아래 세액공제를 직접 받거나 이전할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해 왔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은 다양한 정책을 통해 기업에 직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지만, 부처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정부도 현행 제도의 한계에 공감을 표했다. 다만 직접환급이나 현금성 지원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세제 구조는 저소득자나 중소기업 등 다른 부문에서도 직접환급 제도를 폭넓게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환급이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는 만큼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다른 우회적·보완적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역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따른 통상 마찰 가능성과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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