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작년부터 부동산 대책을 총 7번 발표했다. 1차 6·27 대책에는 담보대출 규제, 전세대출 규제, 정책대출 규제, 생활안정자금대출 규제 등 대출 규제가 담겼다. 2차 9·7 대책에서는 공급 확대를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 확대, 담보대출·전세대출 규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강화와 함께 수도권 135만가구, 서울 33만4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한 공급 대책을 내놨다.
3차 10·15 대책은 초강력 규제 대책이었다.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담보대출·전세대출 규제, 스트레스 금리 상향,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등 앞선 두 차례 규제 대책보다 강도 높은 내용이 담겼다. 4차 1·29 대책은 공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수도권 도심 내 우수 입지의 국공유지와 유휴부지, 노후 청사 등을 활용해 신도시급 규모인 약 6만가구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었다.
5차 2·12 대책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는 내용이다. 6차 5·12 대책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실거주 관련 규정을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지거래허가 후 일정 기간 내 등기하도록 하고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세입자가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실거주 유예를 확대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7차 8·13 대책은 5년간(2026~2030년)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한 9·7 대책의 이행력을 높이고, 신규 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를 국민이 원하는 입지에 적기에 저렴하게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재개발이 답이다. 이러한 내용은 8·13 대책에도 일부 담겼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완화하고, 소형주택을 전체 가구 수 대비 3분의 2 이상 공급하면 공원·녹지 기부채납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대폭 해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 그린벨트를 신규 공공주택지구 발표 때까지 한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린벨트가 주택 공급의 핵심이 될 수는 없다. 서울에 녹지가 이미 많지 않은 데다 그린벨트를 개발하더라도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크지 않고,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재개발은 노후화돼 주거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새로운 주거 공간을 공급할 수 있다. 기부채납 부담을 줄이거나 용적률을 조정하는 방법 등을 활용하면 주택 공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이 70%로 낮아진 만큼 소규모주택정비사업(모아타운) 등 동의율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조합설립인가 단계에서 토지 소유자 동의율은 80% 이상, 면적 동의율은 66.7%로 돼 있는데 이를 이번 대책과 연계해 70%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현재 멈춰 있는 지역의 재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8·13 대책에도 동의율 요건을 완화하고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병행하는 한편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관련 절차를 단축해 정비사업 진행 속도를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통상 재개발은 정비구역 지정에 2.6년, 추진위원회 구성 및 조합 설립에 3.6년, 사업시행·관리처분인가부터 이주까지 8.6년, 착공부터 준공까지 4년 걸려 전체 사업 기간이 총 18.5년에 달한다.
하지만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지정 동의서를 생략하고,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서 동의율을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는 감정평가업체를 사전에 선정하고, 철거 과정에서도 시간을 줄이는 등 사업 단계별로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 문제도 있다. 정부가 이번에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높여 잡으면서 연간 30조원의 추가 대출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정부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정비사업 및 공급과 연계된 대출과 청년·실수요자 지원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대출 총량 한도를 예외적으로 완화했다.
1.5%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은 잠재성장률 또는 장기성장률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올해는 반도체 등 수출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3%로 높일 수 있었지만 향후 성장 경로가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즉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금융 측면에서도 대규모 주택 공급과 사업 속도 확대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제대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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