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주담대 가산금리 사상 최고, 총량규제 방식 손볼 때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6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분할상환형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3.27%로 2019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2.99%였던 가산금리는 올 들어 7개월 연속 올랐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주담대 증가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가산금리에 업무 원가와 위험 프리미엄도 포함돼 모두 은행 이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 5대 은행의 주담대 예대금리차도 5월 1.56%에서 6월 1.48%로 줄었다. 그러나 총량 규제가 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다. 정부가 대출 물량을 묶자 은행은 가격을 높여 수요를 줄였고 비용은 차주에게 돌아갔다.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은 옳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88.6%로 여전히 높다. 문제는 금융회사마다 총량 목표를 정하고 초과하면 페널티를 주는 경직된 방식이다. 은행으로서는 금리를 올리거나 한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대응이 된다.

부작용은 이미 나타났다. 잔금대출이나 이주비처럼 미루기 어려운 실수요까지 문턱이 높아졌다. 결국 정부는 지난 13일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두 배 높이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대출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불과 넉 달 만에 수정한 것이다.

총량 규제의 근본적 한계는 차주의 위험과 상환 능력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 실수요자와 과도한 빚으로 집을 여러 채 사려는 투기 수요가 같은 총량 안에서 경쟁한다. 한도가 소진되면 우량 차주도 더 높은 금리를 내거나 대출을 포기해야 한다. 금융 규제는 빚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갚을 능력을 넘어선 차입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해법은 DSR 등 상환능력 중심 규제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주택자·투기성 대출과 고위험 주담대는 강하게 조이되 생애 최초 구입자나 입주·이주 자금 같은 실수요는 구분해야 한다. 금융회사별 총량 목표는 보조 수단이어야지 금리를 끌어올리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은행들도 총량 규제를 핑계로 높은 가산금리를 유지해선 안 된다. 정부가 대출 여력을 늘린 만큼 수요 억제용 조정금리를 낮출 여지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가계부채 관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청구서를 실수요자의 이자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주담대 가산금리 사상 최고 기록은 지금의 총량규제 방식을 손볼 때가 됐다는 경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