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랩지노믹스 주가는 지난해 8월 2560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현재 주가는 600원대로 급추락했다. 실적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다. 급기야 이 회사는 지난 12일 주가미달(동전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앞으로 90일 동안 45거래일 이상 주가가 1000원을 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될 위기다. 상폐 위기를 넘기기 위해 이 회사는 오는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5대 1 주식병합을 추진한다. 정관 변경을 통해 신규사업에 부동산 임대업도 추가했다.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에 따라 동전주와 시가총액 미달기업 36개사가 무더기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가운데, 해당 종목들 주가가 13일 급락했다. '관리종목 지정=상폐 위험주'라는 낙인효과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친 결과란 분석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들은 '상폐탈출'을 위한 최후의 한 수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최대 28% 급락한 상폐 위험주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2일) 주가·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총 36곳이다. 유가증권시장 9곳, 코스닥시장 27곳이다. 관리종목 꼬리표가 붙은 이들 기업 주가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급락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 27곳 가운데 23곳의 주가가 전날보다 하락했다. 평균 하락률은 8.1%에 달했다. 상장폐지 우려가 현실화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은 셈이다. 유가증권시장 9곳은 이미 거래가 정지돼 있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노을이었다. 노을 주가는 지난 12일 656원에서 이날 469원으로 28.51% 하락했다. E8도 706원에서 551원으로 21.95% 떨어졌고, SDN은 693원에서 555원으로 19.91% 급락했다. 우리엔터프라이즈(-18.87%), 이스트에이드(-14.67%), 샤페론(-14.66%)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4곳에 그쳤다. CMG제약이 10.18% 오른 671원으로 마감했으며 한탑(5.72%), 패션플랫폼(3.19%), 아이스크림에듀(0.11%) 등이 소폭 상승했다.
주식병합·소송 등 대응은 제각각
관리종목 지정이 곧바로 상폐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만 동전주의 경우 향후 90일 동안 45거래일 동안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상폐를 면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조건이다.
이 때문에 관리종목 지정을 전후해 해당 기업들은 저마다 상폐 탈출을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대표적인 카드가 주식병합이다. 제이엠아이와 비케이홀딩스는 전날 나란히 5대 1 주식병합을 결정했으며, 랩지노믹스는 오는 18일 주식병합을 실시한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관리종목 지정 36개사 가운데 주식 병합 또는 소각을 결정·실시한 곳은 20곳에 달했다. 주식병합과 소각을 동시에 택한 기업도 제이엠아이와 SDN, 옴니시스템, 패션플랫폼 등 4곳에 달한다.
법적 대응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관리종목 지정 관련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내부에서도 기업들의 법적 대응에 대비해 관련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려는 건 개정 상법 상 '이사의 충실의무'에 따른 주주소송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상폐로 이어질 경우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형진 법무법인 바른 상장폐지대응팀 변호사는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앞두고 관리종목 지정 우려 기업들의 대응 움직임도 더해지고 있다"며 "주가와 시가총액 요건 충족이 힘든 기업들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단계부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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