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승부처 '치매'] 비만 다음 격전지로 부상… 제약사, 신약 경쟁 사활

  • 알츠하이머 시장 2030년 24조 전망

  • 글로벌 빅파마 잇단 투자·기술 확보

  • 국내도 임상·기술수출 등 성과 확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 치료제 시장을 평정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음 격전지로 '치매'를 점찍었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이 승인 신약 등장을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17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2년 42억1000만 달러(약 6조원)였던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60억 달러(약 24조원)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2033년에는 308억 달러(약 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 치료제 다음으로 치매 치료제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에 빅파마 역시 앞다퉈 베팅에 나서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로 확보한 현금을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 확장에 쏟아붓고 있다. 릴리는 올해 4월 스위스 AC이뮨에 선급금 1000만 스위스프랑(약 187억원)을 지급하며 타우 표적 저분자 화합물 공동 개발 계약을 확대했다. 이어 6월에는 스웨덴 알제큐어파마로부터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 조절 후보물질 'ACD680'을 최대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 규모에 도입했다. 이미 허가받은 항체 치료제 '키순라'에 안주하지 않고 저분자 화합물까지 포함한 다층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치료제 처방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 2024년 12월 출시된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는 첫 달 167건이던 처방 건수가 지난해 8월까지 9개월간 누적 1만3719건으로 늘었다. 무려 82배가량 폭증한 것이다. 아울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자가 투여용 피하주사 제형 '레켐비 아이클릭'에 대해 치료 개시 투여를 승인해 환자가 정맥주사 없이 투약을 시작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치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치매 치료제를 둘러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료제 'AR1001'에 대해 13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 'POLARIS-AD'를 지난 6월 완료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535명 중 1348명이 52주 투약을 마쳤으며 오는 11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CTAD)에서 세부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혈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앞세워 지난해 GSK와 4조1000억원 규모 뇌질환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별개로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을 발판 삼아 알츠하이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나섰다. 오스코텍은 공동 개발사 아델과 함께 개발한 타우 표적 항체 'ADEL-Y01'을 지난해 12월 사노피에 최대 10억4000만 달러(약 1조53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다. 또 동아에스티는 타우 응집 저해제 'DA-7503'에 대한 비임상 데이터를 지난달 국제학술대회(AAIC)에서 발표하며 후속 주자로 나섰다.

국내 임상 인프라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추신경계(CNS) 질환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67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37건)보다 80% 넘게 늘었다.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임상은 12건으로 최근 6년 사이 가장 많았다.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텍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13%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며 "항체·유전체·뇌 전달 플랫폼 기술이 융합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경쟁의 최전선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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