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다 해준다는데"…그래도 500대 기업 취업자 자격증 1위는 '컴활'

  • 코로나 전보다 응시자 20% 이상 늘어

  • AI 시대에도 데이터 정렬·검증 중요해

  • 2027년부터 필기시험서 AI 문항도 신설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국내 주요 500대 상장기업에 신규 입사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기술자격증 1·2위가 '컴퓨터활용능력(컴활)'으로 나타났다. 기업 현장에서 데이터 기반 업무 처리 능력이 여전히 중요함을 시사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고용정보원의 국가기술자격 취득 및 고용보험 연계 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가기술자격을 보유한 청년 취업자 2만3055명 중 9780명(42.4%)이 대한상의 시행 11종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개별 종목 순위에서는 컴활 1급(5473명)과 2급(3967명)이 1,2위를 차지했다. 3위인 지게차운전기능사(1891명)와는 2배 이상의 격차다. 

컴활은 스프레드시트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무 행정과 실무 데이터 처리 능력을 평가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이다. 단순히 프로그램 기본 기능을 다루는 수준을 넘어,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렬·검증하고 조건에 맞게 정제·추출하는 실무형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조사는 2024년 국내 500대 상장기업(당기순이익 기준)에 신규 입사한 만 18~34세 청년 6만5743명의 대한상의 국가기술자격 취득 현황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견고한 수요는 최근 10년간의 장기 추이 분석에서도 드러났다. 일시적으로 응시자가 폭증했던 '코로나19 특수기(2020~2021년)'를 제외하고 코로나 이전(2016~2019년)과 이후(2022~2025년)의 연평균 필기시험 응시 규모를 대조한 결과, 컴활 1급 응시자는 연평균 14.9만 명에서 18.4만 명으로 2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2급 응시자 역시 18.0만 명에서 21.9만 명으로 21.3%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AI가 흥행하는 가운데 컴활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터 통찰력과 기본기가 AI 활용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업무 환경에서는 데이터를 올바른 구조로 정렬하고 검증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취업 준비 당시 컴활은 필수라는 분위기여서 취득했다"며 "입사 후에도 실무에 활용하고 있고, AI를 쓰더라도 직접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2027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필기시험 출제기준은 단순 사무 지식을 넘어, 실무 현장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술적 이해도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는 △AI의 원리와 학습 개념 △AI의 활용 사례 △AI의 한계 및 유의사항 등 AI 시대의 핵심 소양을 묻는 문항들이 신설된다.

정동열 한국공학대 교수 겸 한국직업자격학회 부회장은 "AI가 아무리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더라도, 그 바탕이 되는 데이터가 맞는 구조인지, 흐름이 논리적인지 판단하는 통찰은 사람의 몫"이라며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데이터 통찰력의 기본기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수 대한상의 자격평가사업단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컴활이 500대 상장기업에 신규 입사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기술자격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대한상의는 산업과 업무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컴활이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역량을 충실히 평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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